北 “불의의 정황서 혁명 수뇌부 결사 옹위”
7일 평양 서성구역 인민보안부 회관에서 경찰 관계자 수백 명이 참가한 가운데 ‘교통경찰’인 이경심 씨가 ‘혁명 수뇌부의 안전을 결사 보위한 시대의 영웅’ 칭호를 받고 있다. 이 씨는 행사 도중 감격으로 울음을 터뜨렸으며 참가자들은 부러움을 나타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5일 오후 8시 메인 뉴스의 첫 보도로 “불의의 정황 속에서 수령결사옹위의 영웅적 희생정신을 발휘해 혁명의 수뇌부의 안전을 결사 보위한 리경심 동지에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웅칭호와 함께 국기훈장 1급을 수여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6일과 7일 잇따라 이 씨의 화선입당(특출한 공로를 세운 자를 심사 없이 즉각 노동당에 입당시키는 것)과 영웅 메달 수여식 등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방송은 평양시 인민보안국 교통지휘대 지구대 대원인 이경심 씨를 전국이 따라 배워야 할 ‘시대의 영웅’으로 홍보하고 있다.
북한은 ‘불의의 위급한 정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 씨가 교통경찰임을 감안할 때 그가 김정은의 차량이 위험에 빠진 순간 목숨을 내건 용기로 이 상황을 수습했다는 추정이 유력하다. 일단 김정은이 탄 차량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이것이 교통사고로 은폐된 암살 시도였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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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차량은 이동 시 주변 교통까지 차단시킬 정도의 최고 경호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경호원들을 제치고 거리에서 교통수신호를 전달하던 교통경찰이 상황을 수습했다는 점은 의문이다.
공화국 영웅은 북한의 훈장 중 최고등급으로 살아서 받기는 매우 힘들다. 더구나 결혼 전인 20대 젊은 여성이 영웅칭호를 받고 전국의 귀감으로 내세워지는 것은 웬만한 공적으로 불가능하며 김정은이 직접 지시를 하지 않고서는 생각하기 어렵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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