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고희정 작가의 과학 돋보기]音높낮이-세기-음색 분석하면 소리의 정체를 밝힐 수 있어요
○ 목소리는 어떻게 나올까
손을 목에 대고 소리를 내 보세요. 소리를 낼 때마다 떨림이 느껴지죠? 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성대가 진동하기 때문입니다. 성대는 후두를 앞뒤로 가로지르는 두 개의 점막주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허파에서 나온 공기가 이 주름을 통해 후두를 지나면서 진동을 만들어냅니다. 이 진동이 인두와 구강과 비강을 지나면서 커지고 입술을 빠져나가면서 소리를 만듭니다.
소리의 높고 낮음은 물체가 1초 동안 몇 번을 진동하는지, 즉 진동수(주파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위는 Hz(헤르츠)입니다. 독일 물리학자인 헤르츠를 기념해 붙인 이름이죠. 1Hz는 초당 1회 진동한다는 뜻입니다. 초당 440회를 진동하면 진동수는 440Hz가 되는 겁니다.
진동수가 많을수록, 즉 1초 동안 더 많이 진동할수록 높은 소리가 납니다. 실로폰을 쳐 보면 짧은 금속판이 긴 금속판보다 더 높은 소리가 납니다. 금속판이 짧고 가벼울수록 빠르게 진동하니까요. 기타 줄 역시 가벼울수록, 또 길이가 짧을수록 높은 소리가 납니다.
사람마다 성대의 굵기와 길이가 다르니까 목소리의 높낮이가 달라집니다. 성대가 굵고 길수록 낮은 소리가, 가늘고 짧을수록 높은 소리가 나죠. 일반적으로 남자는 여자나 어린이보다 성대가 굵고 길어서 더 낮은 소리가 납니다.
사춘기가 되면 여러 가지 호르몬의 영향으로 신체가 급격하게 커집니다. 이때 후두도 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커집니다. 이 시기에 남자는 여자에 비해 성대가 2∼3배 길어집니다. 그래서 변성기가 지나면 남자는 여자보다 더 굵고 낮은 목소리를 갖습니다.
○ 목소리는 어떻게 전달될까
내 입에서 나간 소리는 파동 형태로 퍼져 나갑니다. 물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동그란 모양의 파동으로 퍼져 나가듯이 말이죠. 그래서 소리를 음파라고 합니다. 이런 음파를 전달하는 물질을 매질(媒質)이라고 합니다. 물 공기 금속 나무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매질이 없는 상태, 즉 공기가 없는 진공 상태에서는 소리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우주에서는 소리를 전달할 공기가 매우 희박해서 소리가 잘 안 들립니다.
매질을 통해 다른 사람의 귀에까지 전달된 진동은 고막을 진동시키고, 달팽이관으로 전달됩니다. 달팽이관 안에서 파동을 일으키는 음파는 코르티기의 유모세포에서 전기적 에너지로 바뀌어 뇌로 전달됩니다. 이러면 상대방이 내 목소리를 인식하는 겁니다.
소리는 1초에 340m의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달됩니다. 공기보다 물속에서, 그리고 그보다는 나무나 쇠 같은 고체에서 더 빨리 이동합니다. 고체 내 분자가 기체 내 분자보다 더 가까우니까 진동에 더 빨리 반응합니다. 기차가 멀리서 다가오는 모습을 보다 빨리 알려면 쇠로 만든 기찻길에 귀를 대고 들어보면 됩니다. 기체인 공기보다 고체인 쇠에서 진동이 더 빨리 전달되니까요.
목소리의 특징을 결정하는 데는 소리의 높낮이뿐만 아니라 세기와 음색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를 ‘소리의 3요소’라고 합니다.
높낮이 세기 음색, 이 세 가지를 분석하면 소리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 다르듯 목소리의 지문 즉 성문(聲紋)이 다릅니다. 사람 목소리인지 동물 소리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른인지 어린이인지, 고향이 어딘지, 말할 때 버릇은 무엇인지까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경기 남양주시 프라움악기박물관에 가면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 건반악기 등 여러 가지 악기가 소리를 내는 원리를 알려줍니다. 악기체험실에서는 기타 드럼 아코디언 등 여러 악기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 클래식 연주회, 해설이 있는 어린이 음악회 등 다양한 체험 역시 가능합니다.
강원 강릉시 참소리축음기에디슨박물관은 1877년 에디슨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축음기 ‘틴호일’을 비롯해 여러 축음기, 라디오, 텔레비전 등 소리와 관련된 기기를 전시합니다. 이런 기기는 지금도 생생하게 음악을 들려줍니다. 음향기기의 역사와 작동 원리를 배울 수 있습니다.
고희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