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한국의 고시엔을 꿈꾼다
황금사자기는 지난해 제66회 대회에서 역사적인 ‘고교야구 창원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5월 4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선린인터넷고와 인창고의 개막전이 열리고 있다.
고시엔대회 인기는 프로야구 이상
고시엔 구장
고교야구 역사와 전통 지키는 일본
고시엔구장이 안방인 한신 타이거즈는 매년 여름 고시엔대회 때문에 장기간 원정을 떠난다. 한신에는 ‘죽음의 원정’이다. 프로구단이 불이익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은 고시엔대회가 문화와 축제의 한마당이자 일본 야구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고시엔대회는 일본고교야구연맹과 아사히신문사의 주최로 1915년 첫 대회가 열렸다. 1924년 갑자년에 완공돼 고시엔(甲子園)이란 이름이 붙은 구장은 지은 지 90년이 됐다. 한때 한신은 고시엔구장을 철거하거나 대회 장소를 옮기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고교야구의 성지를 없앨 수 없다”는 여론이 90년의 신화를 지켜냈다.
‘창원시대’ 맞이한 한국 고교야구
창원은 최적의 야구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NC의 안방 구장인 마산야구장과 진해야구장이 있다. 2015년에는 진해 옛 육군대학 터에 NC의 전용구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전통의 야구 명문 마산고와 용마고(옛 마산상고)도 건재하다. 두 학교는 현재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거나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배출했다. 역대 프로야구 통산 도루(550개)와 3루타(100개) 부문 1위인 전준호 NC 주루코치와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주인공 감사용 전 국제디지털대 감독은 마산고 출신이다. 용마고는 지난해 다승왕(17승)을 달성한 삼성 장원삼 등 수준급 투수들을 배출했다.
지난해 제66회 황금사자기에는 주말리그를 거친 8개 권역 35개팀이 출전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창원시는 올해로 2년째 황금사자기를 유치하며 한국 고교야구의 새로운 성지로 떠올랐다. 창원시는 일본 고시엔대회를 벤치마킹하면서 전통의 황금사자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