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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경제난에… ‘맡겨지는 아동’ 늘어난다

입력 | 2013-05-10 03:00:00

■ 가정위탁보호제 시행 10년의 현주소




#사례 1

A 군(6)의 어머니는 어려운 가정 형편을 이유로 가출을 일삼다가, 한 달 전 아예 연락이 두절됐다. A 군과 건설 일용직인 아버지는 월세 37만 원짜리 단칸방에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어머니 가출 후 더이상 A 군을 키울 수 없다고 보고 최근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에 아들의 위탁 보호를 의뢰했다.

아버지는 “자립자금을 마련한 뒤 아들을 꼭 데리고 갈 테니 제발 그때까지만 아들을 맡아 달라”고 말했다.

#사례 2

B 씨는 아이를 임신했지만 남편 가족들과 자주 갈등을 겪었다. 형편이 어려워 미혼모 시설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시설 퇴소 후 남편과 생활했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남편이 위암 판정을 받았다. 남편은 “아내와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다”며 돌연 가출했다. 결국 B 씨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자녀의 가정 위탁보호를 요청했다.



최근 인천지역에서 빈곤과 이혼, 가출 등의 이유로 부모가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자녀 위탁보호를 의뢰한 사례다.

가정위탁보호란 친부모의 이혼 가출 빈곤 등의 이유로 함께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정부가 센터 등 위탁기관을 통해 아동에게 양육과 보호 등 가정환경을 제공해 주는 사업이다.

가정위탁보호 제도가 시행 10년을 맞았다. 22일은 가정위탁의 날이다.

2003년 가정위탁보호 사업을 시행하기 전 정부는 ‘소년소녀가장’ ‘소년소녀가정’을 지원했다. 하지만 유엔 등에서 소년소녀가 가장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일자, ‘가정위탁보호아동’으로 바꿔 지원하고 있다.

가정위탁은 친조부모나 외조부모에 의한 대리 양육과 친인척에 의한 친인척 가정 위탁, 일반 가정에 의한 일반 가정 위탁으로 나눠진다.

일반 가정 위탁의 경우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아이를 양육하기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이 주로 가정 위탁에 나서고 있다.

가정위탁지원센터에 일반 가정 위탁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위탁가정으로 선정된다. 전국적으로 1만1630명의 위탁부모가 있는데 인천에는 612명이 사랑과 봉사, 헌신의 정신으로 좌절과 상처 입은 아이들을 맡아 양육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에 사는 H 군은 일반 가정에 위탁된 뒤 새로운 가정에서 2년 가까이 생활했다. 여느 아이처럼 학교에 다니면서 위탁가정 보호자의 사랑 속에 성장했다. 그러다 친부모가 경제적인 사정이 나아져 다시 H 군을 데리고 갈 수 있게 됐다. H 군과 친부모는 사랑으로 은혜를 베푼 보호자들과 자주 만나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H 군은 “부모와 헤어진 뒤 정신적인 고통이 너무 커서 처음에는 공부는커녕 학교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새 부모님(보호자)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안정되고 잘 적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를 맡아 돌보는 일반 가정 위탁의 경우 시도별도 다소 차이가 있지만 생계비 30만∼40만 원과 양육보조금 10만 원 등 턱없이 부족한 금액을 지급해 지원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는 방학을 이용해 위탁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로탐색 교육 등을 실시해 주체적으로 진로를 계획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편 인천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이혼 등 가정 해체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년소녀가정과 위탁가정,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이른바 ‘빈곤 가정’이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현재 소년소녀가정 26가구, 조손가정 및 대리양육가정 610가구, 한부모가정(모자) 5117가구, 한부모가정(부자) 1067가구, 친인척가정 위탁 207가구, 일반가정 위탁 43가구 등 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가정이 7070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 서지영 팀장은 “아동 위탁보호의 주된 이유가 부모의 가출과 이혼에서 경제적인 빈곤으로 그 비중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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