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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의혹’ 건설업자 모르쇠… 대질신문 검토

입력 | 2013-05-10 03:00:00

경찰, 수사 50일만에 ‘핵심’ 소환 “김학의-동영상 모른다” 혐의 부인




유력 인사에게 성접대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 씨(52)가 9일 경찰에 출석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모르는 사람이고, 성접대를 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수사 착수 약 50일 만에 경찰에 소환된 윤 씨는 이날 오후 자신의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들어선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이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윤 씨와 자주 통화한 정황이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윤 씨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 내용과 동아일보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김 전 차관은 지인에게서 제공받은 차명 휴대전화로 윤 씨와 여러 번 통화한 정황이 수사 과정에서 포착됐다. 특히 김 전 차관이 사용한 것으로 경찰이 확인한 차명 휴대전화의 번호 앞자리 ‘010-4157’은 윤 씨의 조카가 “김 전 차관에게 동영상 스틸사진을 보낼 때 썼던 전화번호”라며 3월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에 밝힌 것과 일치한다. 윤 씨 조카는 당시 인터뷰에서 “작은아버지(윤 씨)로부터 동영상 스틸사진을 김 전 차관에게 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윤 씨의 강원도 별장에 불려가 성접대에 동원됐다는 진술을 10여 명의 여성으로부터 확보했다. 이 중에는 “윤 씨가 유력 인사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는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는 진술도 포함돼 있다. 윤 씨 조카와 별장 관리인 등 윤 씨 주변 인물들도 “윤 씨가 여러 인사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진술한 상태다.

경찰은 윤 씨를 상대로 성접대를 했는지 여부를 추궁하고, 부인할 경우 성접대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들을 불러 대질신문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며 “필요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