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부 ‘해저 유인잠수정’ 프로젝트
해양부 ‘해저 유인잠수정’ 프로젝트
지 난해에는 영화 ‘타이타닉’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1인승 잠수정을 타고 바닷속 1만 818m까지 내려가 화제가 됐다. 현재 세계 최고 잠항기록은 미국이 갖고 있다. 1960년 유인잠수정 ‘트리에스터2호’로 바닷속 1만916m까지 내려갔다. 일반인이 해저 1만 m까지 내려가는 상황에 6000m급 잠수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겠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겠지만, 이벤트로 한 번 바닷속을 내려갔다 오는 것과 연구를 위한 탐사 능력을 갖추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
○ 세계 6번째 심해탐사 국가 될까
많은 나라들이 심해저 탐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깊은 바닷속에는 지상에서 찾을 수 없는 생물자원, 에너지 자원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동해 지역에는 망간단괴를 비롯해 각종 희소금속을 비롯한 심해 광물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해 탐사는 이 같은 자원 확보를 용이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해저 유인잠수정을 개발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일본 4개국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이 2010년 심해잠수정 ‘자오룽’을 개발해, 지난해 해저 7000m까지 내려가 심해 탐사 능력을 갖춘 나라로 새로 이름을 올렸다.
미·일·중·러 4개국이 심해 탐사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필요성이 늘고 있다.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 관계자는 “우리도 수년 내에 유인잠수정을 보유해 심해 탐사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나로호처럼 우리가 직접 만들어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3년간 타당성 평가를 통해 세부 모델이 결정되면, 4년간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해 2020년에는 한국형 유인잠수정을 진수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우리나라 심해 유인잠수정의 잠항 목표 깊이는 6000∼6500m다. 이 정도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전 세계 바닷속의 약 98%를 탐사할 수 있다. 미국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심해잠수정 앨빈을 개선한 앨빈2를 올해 공개할 예정인데, 이 역시 목표 수심을 6500m로 잡고 있다.
○ 로봇 팔 달린 3인승 모델 유력
우리나라는 해저 6000m를 살펴볼 수 있는 무인 탐사장비 ‘해미래’를 보유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케이블을 연결해 카메라 화상으로 바닷속을 살펴보는 정도라서 본격적인 심해 탐사 능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수압. 해저 6000m에선 손톱 위에 소형차 한 대를 올려놓은 것 같은 압력이 잠수함 전체를 짓누른다.
이런 수압에 견뎌야 하기 때문에 승무원 탑승 공간은 티타늄 같은 고강도 소재를 사용하고 3명 정도 탑승한다. 최대한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 압력에 견디기 쉽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앞쪽이 크고, 뒤쪽이 비교적 뾰족한 물고기 모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탑승 공간 이외의 부분은 ‘수압상쇄’라는 기법을 흔히 쓴다. 잠수정이 수압에 찌그러지지 않도록 물이나 기름 같은 액체를 잠수함 안쪽에 부어 압력을 외부와 똑같이 맞추는 방식이다. 이론상으로는 종잇장처럼 얇은 철판으로도 수백 기압을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유인잠수정은 승무원의 식사, 화장실 등의 문제로 12시간 이상 잠항하는 건 어렵다. 깊은 바다까지 빠르게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정밀한 압력조절 기술이 관건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시스템연구부 이판묵 책임연구원은 “심해 유인잠수정은 세계적으로 모습이 비슷하다”며 “한국형 유인잠수정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승민·이윤선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