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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경기부양 패키지 완성

입력 | 2013-05-10 03:00:00

재정-금리 엇박자 해소… 시너지 기대
김중수 “내년 성장률 4% 넘을 듯”… 일각선 “투자없는 유동성 함정 우려”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 기준금리 인하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과 함께 경기회복의 시너지 효과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

9일 한은의 금리인하 소식에 정부는 즉각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종합대책, 추경 편성, 투자 활성화 대책 등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발표해 온 정부는 ‘정책 패키지’의 마지막 조각인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자 “확실한 경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정부는 금리인하 여부를 놓고 한은과 심각한 마찰을 빚어왔다. 경제부처 당국자들은 “한은의 결정이 늦은 감은 있지만 금리인하를 안 한 것보다는 훨씬 낫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은은 이번 금리인하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0.2%포인트, 내년 0.3%포인트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3%였고 추경으로 인한 성장률 제고 효과가 0.3∼0.4%포인트인 점을 감안하면 ‘추경·금리인하 패키지’로만 2.8% 이상의 성장률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내년 성장률은 3.8%로 전망하고 있었는데 기준금리 인하로 더 올라가 4%를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정 및 통화정책의 효과는 모두 6개월 안팎의 시차(時差)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에서 추경과 이번 금리인하가 올 하반기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다만 금리인하의 효과가 실물경제에 제대로 반영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저금리로 풀린 돈이 한은과 은행 사이만 반복해 오가는 ‘유동성 함정’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지난달 한은이 금리동결을 결정한 것에도 금리를 내려봤자 생산과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물가만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대기업이 유보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안 하는 큰 이유가 금리가 높아서라기보다 미래의 경제전망과 정부의 정책방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금리인하의 효력에 의문을 갖는 전문가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0.25%포인트 정도의 인하로 실물경제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건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강화 등으로 자금이 꼭 필요한 곳에 돈이 제대로 돌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