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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은퇴 맨유… 루니는 짐 꾸리고 호날두는 안오나

입력 | 2013-05-10 03:00:00

루니, 새 감독 유력 모예스와 앙금… 복귀설 도는 호날두는 머뭇거릴듯




‘축구의 신’ 알렉스 퍼거슨 감독(72)이 27년간 지휘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떠나 은퇴한다고 하자 후폭풍이 거세다.

영국 BBC방송은 9일 ‘퍼기(퍼거슨의 애칭) 타임’에 대해 분석했다. 퍼기 타임은 맨유가 지고 있을 경우 심판이 후반 추가시간을 더 준다는 의혹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BBC는 “최근 3시즌 동안의 맨유 경기를 분석한 결과 이기고 있을 때보다 지고 있을 때 추가시간이 평균 79초 더 주어졌다”며 퍼기 타임의 존재를 주장했다. 퍼거슨의 은퇴는 맨유의 구단 가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미국 CNN머니에 따르면 8일 퍼거슨의 은퇴 발표 후 뉴욕증시에 상장된 맨유의 주가가 장중 한때 5.5% 떨어졌다.

퍼거슨의 후임으로는 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턴(잉글랜드) 감독이 유력하다. 유망주를 키워내는 능력이 뛰어난 모예스는 퍼거슨의 공백을 메울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새 감독의 활약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달리 맨유의 다음 시즌 선수 구성은 힘겨워 보인다. 퍼거슨의 은퇴 여파로 두 명의 스타 선수를 놓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3월 열린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레알)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선발로 나서지 못해 퍼거슨과 불화를 겪은 웨인 루니는 2012∼2013시즌을 끝으로 맨유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BBC는 9일 “2주 전 루니가 퍼거슨 감독에게 이적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불편한 동거’를 했던 퍼거슨의 은퇴로 루니가 다시 팀의 중심이 될 수도 있지만 새 감독으로 유력한 모예스와도 악연이 있기 때문에 루니의 이적설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4년 에버턴에서 맨유로 이적한 루니는 2006년 자서전을 통해 에버턴 시절 감독이었던 모예스를 “통제가 지나치고 위압적”이라고 비난했고 모예스는 명예훼손으로 루니를 고소했다. 루니는 소송에서 져 거액의 위자료를 모예스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예스는 “2009년 루니가 사과 전화를 했다”고 밝혔지만 루니가 모예스 밑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지는 미지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의 맨유 복귀도 불투명해졌다. 맨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호날두는 2009년 레알로 이적했지만 맨유에 대한 그리움을 여러 차례 나타낸 바 있다. 호날두가 맨유로 돌아온다면 이적 후에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퍼거슨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맨유는 적극적으로 호날두의 재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 감독 체제하에서는 팀 컬러가 바뀔 것이기 때문에 퍼거슨 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있는 호날두가 맨유행을 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