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교통경찰 이경심(22) 영웅 만들기에 한창이다. ‘불의의 정황’ 속에서 혁명 수뇌부의 안전을 결사 보위했고 수령 옹위의 빛나는 모범을 보여줬다며 공화국 영웅칭호와 국기훈장 1급을 수여했다. 하지만 정작 영웅적 행동이 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혁명 수뇌부라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지칭하는 것이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김정은을 목숨을 걸고 구해낸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해봄 직하다.
▷북한에선 교통사고를 가장한 암살 기도가 심심치 않다. 이경심의 근무지인 모란봉 구역 인민군교예극장 앞 사거리도 2006년 9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승용차가 폐차된 곳이다. 북한군 외화벌이 트럭이 뒤에서 들이받았는데 암살 기도란 설이 파다했다. 장성택은 2005년에도 교통사고로 5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는데 최대 라이벌이던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이제강 사주설이 나돌았다. 공교롭게도 이제강은 2010년 8월 심야에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었고 장성택은 명실상부한 2인자가 된다.
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