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 서해 이웃사촌”… 영암 F1경기장 활용해 관광객 유혹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로의 목포현대호텔에서 내려다본 ‘영암·해남 관광레저 기업도시’ 예정지. 갯벌을 매립해 조성된 농토의 한가운데에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만이 덩그러니 건설되어 있다. 영암=이훈구 기자 bonhong@donga.com
박 지사는 시 주석이 2005년 7월 저장(浙江) 성 서기 시절 자매결연 관계인 전남을 방문했을 때 맺은 우정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시 주석은 박 지사를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친구이자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른다.
중국은 최고지도자 대부분이 지방 관리부터 단계를 밟으며 승진해 올라가고 많은 중요 정책이 지도자의 결단에 의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박 지사와 시 주석의 오랜 관계는 중국 지자체와의 교류가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전남도가 해남군 산이면과 영암군 삼호읍 일원 48.1km²에 조성 중인 ‘관광레저형 기업도시(J 프로젝트)’는 중국이나 중화권 자본의 투자 유치가 필요한 대표적인 대형 프로젝트로 꼽힌다. 2006년 시작돼 2025년까지 20년간 삼포 삼호 구성 부동 등 4개 지구로 나눠 개발될 이곳은 ‘태양과 바다 그리고 섬이 어우러진 곳’이라는 뜻으로 ‘솔라시도(SolaSeaDo)’라는 브랜드도 붙여졌다. 삼호와 구성지구 등은 도시 곳곳을 수로(水路)를 이용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 속의 베네치아’도 꿈꾸고 있다.
전남도는 3월 27일 중화금융문화기금의 우춘(吳淳) 집행회장 등 일행을 초청해 J 프로젝트 개발지역을 시찰토록 하고 투자에 필요한 여건 등을 들었다. 중국 투자자들은 투자이민제의 투자액수별 영주권 범위, 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 가능성 등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남도 기업도시과 김진하 기획총괄팀장은 말했다.
지난달 19일 영암군 삼호읍 대불로의 목포현대호텔 외부에 마련된 ‘J 프로젝트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기업도시 개발 예정지. 멀리 갯벌을 매립해 조성된 농토 가운데에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가 열리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등 FI 경주 관련 시설만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은 허허벌판이었다. 김 팀장은 “J 프로젝트의 선도 산업으로 지정된 삼포지구의 FI 경기장만이 2010년 완공됐다”고 말했다. 전남도가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F1 대회를 유치한 후 올해 10월 3회 대회가 열린다.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상하이 F1 경주대회’도 열려 F1 경기장은 고급 스포츠에 눈뜨고 있는 중국 관광객 유치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효석 전남도 F1대회지원담당관은 말했다. 강 담당관은 “F1 경기장은 지난해 연간 227일간 경주 대회나 자동차 업체의 신차 실험, 레저 등으로 활용됐다”며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치른 후 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다른 경기장과 다르다”고 말했다. F1 경기장은 사파리 투어, 카트레이스 체험, 오토캠핑장 등으로 활성화하면서 중국 여행사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전남도는 삼포지구에 모터산업 클러스터까지 조성되면 F1 경기장과 함께 ‘모터스포츠 테마 기업도시’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전남은 약 6400km의 해안선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신안 다도해 갯벌과 여자만 갯벌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고품격 청정 관광’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국제협력과 이애란 중국담당 주무관은 말했다.
무안·영암=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