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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드러나는 클리블랜드 감금사건의 전모

입력 | 2013-05-10 08:48:00

유산시키려 굶기고 복부가격…마당 나올 때 변장시켜
보석금 800만 달러…용의자 "난 성범죄자. 도움 필요" 메모도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발생한 엽기적인 납치, 감금 사건의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카스트로에 의해 2002~2004년 사이 각각 납치돼 감금됐던 아만다 베리(27), 지나 디지저스(23), 미셸 나이트(32)가 겪은 끔찍한 일들을 보도하고 있다.

2002년 21살의 나이로 납치된 나이트는 최소한 다섯 차례 유산했다. 그는 임신할 때마다 용의자 아리엘 카스트로(52)가 2주 이상 굶긴 후 복부를 반복적으로 가격해 아기를 잃었다.

베리는 플라스틱 아기용 간이 풀에서 아이를 출산해야 했다. 카스트로가 출산의 흔적을 없애는 데 용이하도록 그 풀에서 아기를 낳게 했기 때문이다. 아기는 나이트가 받았는데, 카스트로는 아기가 죽으면 나이트를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리가 출산하던 2006년 12월 25일 아기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자 나이트는 필사적으로 아기에게 인공호흡을 했다.

복수의 지역 언론에 따르면 피해 여성들은 카스트로가 육중한 문의 자물쇠를 채우는 것을 깜빡하고 맥도날드로 외식하러 나간 사이 탈출에 성공했다.

여성들은 감금 초기에는 지하실에서 쇠사슬과 밧줄에 묶인 채 지냈고 이후 쇠사슬에서는 벗어나 2층의 잠긴 방 안에서 지내도록 허락받았다. 그들은 집에서 몇 걸음 떨어진 차고로 갈 때만 외출이 허락됐는데 그때도 변장을 위한 가발을 쓰고 움직여야 했다. 경찰은 "감금기간 (피해여성들이 겪었을 일들)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끔찍했다"고 전했다.

베리와 디지저스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피해자들 중 맨 먼저 납치된 나이트는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티모시 맥긴티 검사는 납치기간 '악질적인 살인'(aggravated murder)을 저지른 카스트로에 대해 사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사는 '악질적인 살인'은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과 관련해 구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스트로의 보석금으로는 800만 달러(한화 약 87억 원)가 책정됐다. 이 금액은 피해여성 세 명과 이들이 감금기간 태어난 아기 1명에 대해 각각 200만 달러씩 적용됐다. 경찰은 이 아기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밝히고자 카스트로와 아기의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

한편, 지역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용의자의 집에서 "나는 성범죄자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쪽지를 발견했다. 지역 방송사 WOIO의 스콧 테일러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카스트로의 집에서 발견된 수십개의 증거 중 이 메모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카스트로는 또 다른 쪽지에서 "그들은 낯선 사람의 차를 타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여기 잡혀 있다"이라며 피해여성들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내가 왜 또 다른 사람(희생자)을 찾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미 두 명을 감금하고 있다", "자살하고 싶다. 내가 가진 모든 돈을 피해자들에게 주고 싶다"는 메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카스트로의 정확한 범행동기와 피해 여성들이 어떻게 그리 오랜 세월 감금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클리블랜드 경찰서 에드 톰바 부서장은 "사건의 전모를 알아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론에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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