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노태경·김현경·인치환·박병하·조봉철·장보규(왼쪽 맨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경륜은 출신순이 아니잖아요”
국가대표 출신 이명현·노태경 기량 압도적
경륜 10년 경력 김현경…노련함으로 승부
비선수 출신 대표 인치환 올해 1분기 MVP
박병하·조봉철·장보규도 만만찮은 실력자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본부가 11일 광명스피돔에서 흥미로운 이벤트 경기(14경주)를 연다. 사이클 선수 출신과 비선수 출신이 승부를 겨룬다.
스포츠에서 순수한 아마추어 출신이 오랫동안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엘리트 선수를 이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경륜은 다르다. 경륜 선수는 데뷔에 앞서 훈련원에서 조종술과 게임운영을 교육받는데, 이때 비선수 출신도 개인의 노력과 열정에 따라 선수 출신과의 기량 차이를 줄일 수 있다. 또 경륜은 다른 스포츠와 달리 레이스의 작전과 연대 등의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이 때문에 경륜은 선수 출신과 비선수 출신이 예측불허의 승부를 펼친다.
○사이클 선수 출신 “국가대표 자존심 지킨다”
이번 이벤트 경기에 선수 출신 대표로는 이명현(29·16기), 노태경(30·13기)과 김현경(32·11기)이 나선다. 주목할 선수는 단연 ‘황제’ 이명현이다. 사이클 국가대표(2003, 2007-2008) 출신으로 대상경주에서 지금까지 8회나 우승했다. 한 해의 챔피언을 가리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최근 2년 연속(2011, 2012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해 성적은 12번 출전에 1착 6회로 승률 50%.
올해로 경륜 10년째인 김현경 선수는 지난해 일간스포츠배 등 대상경륜을 세 차례 제패했다. 올해 승률은 47%.
○비선수 출신 “경륜을 경력으로 타나?”
비선수 출신 대표는 ‘철각’ 인치환(30·17기)을 비롯 박병하(32·13기), 조봉철(34·14기), 장보규(39·1기) 등 4명이다.
올해 전성기를 맞은 인치환은 사이클 동호인 출신으로 2009년 비선수 출신 최초로 경륜훈련원을 수석 졸업했다. 지난해 그랑프리 대회 때 이명현에 이어 2착에 그쳤지만 올해는 1분기 MVP에 올랐다. 3월 스포츠서울배 대상경주를 제패하는 등 12번 출전해 10번을 우승했다. 83% 승률이 상승세를 증명하고 있다.
조봉철은 대학시절 철인3종 동호회 선배를 통해 경륜을 알게 됐고 2007년 입문했다. 180cm의 큰 키와 잘생긴 얼굴로 ‘경륜의 꽃미남’으로 불리며 2009년 앙드레김 패션무대에 서기도 했다. 실력도 출중해 2011년 최다승상을 수상했다. 올해 승률은 33%.
유도선수 출신인 장보규는 불혹을 앞둔 나이지만 성실한 훈련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해 승률은 32%.
경륜경정사업본부 관계자는 “596명의 경륜등록선수 중 비선수출신은 100여명 남짓”이라며 “비선수 출신에게는 희망을, 선수출신에게는 자극을, 그리고 경륜팬들에게는 이색 즐거움을 주기위해 이 경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