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차기회장 내정내부신뢰도 높아 ‘민영화 적임’ 평가, 5월 매각방안 발표… “1년내 마무리”
우리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차기 회장에 이순우 우리은행장을 내정한 것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 민영화에 이 행장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팔성 현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달 14일 사의를 밝힌 지 약 1개월 만에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차기 회장이 내정됨에 따라 우리금융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우리금융이 1년 안에 국내 대형금융회사에 팔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회추위는 10일 이 행장과 1시간 남짓 인터뷰를 한 뒤 조직 장악력과 민영화 의지에 강점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이 행장은 2011년 3월 우리은행장 자리에 오른 뒤 조직 안팎에서 신뢰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고객들로부터 친절하다고 칭찬받는 청원경찰을 정식 행원으로 채용하거나 400여 명의 계약직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파격인사 등을 계기로 ‘일만 잘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은행 내부에 생겼다는 것이다. 회추위는 우리금융 총 자산에서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은행 내에서 이 행장이 받는 신뢰와 지지도를 고려해 향후 진행될 민영화 과정에서 조직을 가장 잘 추스를 수 있는 인사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이 행장이 신임 회장에 공식 취임하는 6월 말에 우리금융 매각 방안을 발표하고 이후 바로 잠재적 인수자를 물색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과거 ‘경영권 프리미엄’의 제값을 받기 위해 그룹 전체 지분을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에 집착하다가 매각이 무위에 돌아간 점을 고려해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우리금융계열 지방은행 분리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매각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계에선 이미 일부 국내 대형금융회사와 대형펀드 등이 손을 잡고 우리금융 인수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민영화를 염두에 둔 인수합병(M&A) 작업이 사실상 물밑에서 시작된 만큼 민영화 계획이 공식적으로 나오는 다음 달을 기점으로 1년 안에 매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