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암초들을 모두 헤쳐온 중국깊고 깊은 바다는 어떻게 헤쳐갈까
책은 7개 장으로 구성됐다. △중국의 궤적 △곧 다가올 위기 △시장의 위험 △우리의 가치관은 어디에 있나 △방어하기 어려운 이웃국가 △미래 중국의 최대 함정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혁명이다. 각 장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중국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경제 정치 국제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전망한다. 한 서평은 “경제를 논하면서 정치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을 논하면서 세계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학자와 정치학자, 국제학자가 중국 정치의 시국과 경제의 궤적에 맥을 짚어가며 중국의 미래 위기를 예측했다”고 평했다.
방대하고 다양한 주제를 38명의 저자가 나눠 썼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연구원이자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전국정협) 상무위원 겸 경제위원회 부주임 우징롄(吳敬璉), 런민(人民)은행의 전 통화정책위원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교수 같은 유명 경제학자와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정융녠(鄭永年) 소장 같은 정치학자들이 참가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미국과 러시아에 관한 글로 필진에 포함됐다. 저자들은 각 분야의 최고 수준 전문가인 동시에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에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 책이 던지는 의미는 크다.
눈여겨볼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모두들 탐관오리와 부패, 형식주의, 관료주의, 이익집단의 독점을 반대한다. 하지만 집권 60여 년의 공산당과 국민 사이는 나날이 벌어지고 있다. 군중 시위로 이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과 보급에 따라 여론 통제의 ‘철의 장막’은 더이상 공고하지 않다.
이런 분화와 다원화 속에서 중국은 정치체제 개혁을 통해 국가의 의지를 새롭게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안정은 오래 지속되지 않고 더욱 큰 분화와 동요에 직면할 것이다. 중국이 당면한 과제는 △정치체제 개혁을 심화하고 △경제적 자신감을 드높이며 △일반 국민에게 권력을 되돌려 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 10년이 결정적인 시기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은 뭘까. 필자 중 한 명은 “보이는 곳은 너무 시끄럽다. 머리가 좋은 중국은 보이지 않는 곳에 몸을 두고 일을 처리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모두가 아는 이런 문제를 중국이 남모르는 방식으로 풀어갈 것이라는 소리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