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불편을 팔다/뤼디거 융블루트 지음/배인섭 옮김/336쪽·1만4000원/미래의 창
이케아는 지난달 기준으로 세계 41개국에 341개 매장을 갖고 있다. 스웨덴의 조그만 잡화점으로 시작한 이케아가 세계를 매혹시킨 비결은 뭘까. 하이페이지닷컴 홈페이지
놀라운 건, 아직 국내엔 정식으로 문도 안 연 이 가구 브랜드(스스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 부른다)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거다. 들어오기도 전부터 엄청난 화제였던 애플의 아이폰처럼. 국내에서의 성공 여부를 떠나 도대체 이케아는 왜 이리 주목받을까.
‘이케아, 불편을 팔다’는 어쩌면 제목부터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핵심은 바로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고, 심지어 기꺼이 즐기고자 하는 ‘불편’을 팔기 때문이다. 자, 이 광활한 매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당신의 보물을 찾아보시라. 낑낑대며 자동차 트렁크에 실었다면, 이젠 땀깨나 쏟아가며 직접 조립해 보라. 그 대신 가격은 어디보다 싸다. 왜? 당신이 직접 만드니까. 그 가구는 아버지 혹은 남편(아내 혹은 독거인일 수도)의 손때가 묻은 당신만의 가구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물론 이케아는 이런 문제를 나름 잘 해결해 왔다. 약점을 덮을 만큼 장점도 많다. 하지만 아이폰을 보라. 그렇게도 열광했던 애플 제품인데 어느 순간 약간 시큰둥해지지 않았나. 이유는 간명하다. 소비자는 변한다. 취향도 제각각이다. 이케아가 이 땅에서도 성공하려면 상당한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그건 그들과 경쟁해야 할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케아를 기다리는 소비자나 앞으로 맞닥뜨릴 경쟁사 모두 읽어볼 가치가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