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교향곡/권오길 지음/256쪽·1만3000원/사이언스북스
노(老)생물학자가 돋보기를 들고 자연의 세세한 속내들을 들여다본 기록이다. 온갖 생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담겨 있다. 밤송이에는 가시가 3000개나 달렸고, 솔방울 하나에 비늘은 평균 100개가 넘는다. 오징어다리에 붙은 동그란 빨판 끝자락 둘레에는 낚싯바늘 모양 갈고리가 적게는 17개, 많게는 26개가 촘촘히 나 있다. 손발가락 접합 수술에 쓰이는 영국산 거머리는 마리당 2만5000원인데, 이들은 소 피를 먹여 키우는 ‘귀하신 몸’이다. 주제별로 짤막한 글들을 모아 출퇴근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