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대책 부동산시장 훈풍
‘작지만 비싼’ 아파트가 많아 양도세 면제 혜택의 최고 수혜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은 4·1대책 이후 가장 먼저 달아오른 지역.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A중개업소 대표는 “정부 대책 발표 이후 개포 주공 1단지는 면적에 상관없이 단기간에 1억 원씩 오르는 등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며 “1단지 50m²(공급 면적)가 한 달 새 1억 원 올라 최근 8억 원에 팔려나갔다”고 전했다.
이런 ‘훈풍’은 일반 아파트에까지 불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02% 올라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4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고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도 지난주 보합을 유지해 1년 7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경매시장에도 뭉칫돈이 쏠렸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금액 총액은 4887억9987만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후속 대책 요구도 거세다. 집주인들이 재빨리 매도호가를 올리자 일부 매수자들은 관망세를 보이며 거래 시기를 늦추고 있어 추격 매수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취득세 감면조치가 6월로 종료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는 올해 6월까지 △9억 원 이하 주택은 2%→1% △9억 원 초과∼12억 원 이하 주택은 4%→2% △12억 원 초과는 4%→3%로 각각 취득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춰준 바 있다. 취득세가 연말까지 면제되는 일부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다주택자들의 아파트가 여전히 묶여 있다는 점도 문제다. 송파구 가락동의 이영석 창신공인 대표는 “다주택자의 매물이 1000만∼1500만 원 싸게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다”며 “1주택자 아파트에만 수요가 쏠리면서 매수자와 집주인 간의 ‘가격 갭’이 더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호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취득세 감면 조치가 6월에 끝나면 거래가 주춤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4·1대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취득세 감면 추가 연장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4월 국회에서 논의되지 못한 부분도 빠르게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