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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이 사람]홍보대사 맡은 이성민 씨 “배우 꿈 키워준 대구 중구에 보답”

입력 | 2013-05-13 03:00:00


“대구 중구에서 배우의 꿈을 키웠거든요. 그러니 제게는 고향이나 마찬가지죠.”

배우 이성민 씨(45·사진)는 12일 “대구 중구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돼 설렌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여러 지자체에서 홍보대사를 제의했지만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20, 30대 때 배우로 활동한 지역인 중구에선 홍보대사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는 10일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서 열린 제2회 구민의 날 기념식에서 이 씨에게 홍보대사 위촉패를 전달했다.

경북 영주 출신인 이 씨는 1991년 대구에서 연극을 시작했다. 중고교 시절 연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학 진학 대신 대구의 한 극단에 들어갔다. 극장에서 잠을 자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시절이었지만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기대로 가슴이 뛰었다.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 골목 곳곳에 연극 포스터를 붙이며 연기와 대사를 연습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그는 “대구백화점과 동아쇼핑 소극장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그때 무대의 감동은 지금의 나를 만드는 버팀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대구 중구가 마련한 근대골목투어가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대구 출신 배우로서 기쁘고 큰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노점상이 사라지고 걷고 싶은 거리로 바뀐 것을 보고 놀랐다. 서울 대학로처럼 문화예술이 숨쉬는 공간으로 변신해 배우로서 흐뭇했다”고 말했다. 윤순영 중구청장과도 인연이 있다. 그는 “윤 청장이 1990년대 초 투자한 연극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개인 투자가 거의 없었던 시절에 선뜻 큰 액수를 지원해 고마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1998년 대구연극제에서 연기상을, 2001년 전국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2003년 입학한 대구과학대 방송엔터테인먼트과를 졸업하자마자 서울에서 연극배우 활동을 계속했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드라마 ‘더킹 투 하츠’ ‘브레인’ 등과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부당거래’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지난해 외과의사 역할로 열연했던 TV 드라마 ‘골든타임’은 그를 스타로 만들었다.

윤 중구청장은 “이 씨가 지역의 속살을 알리는 역할을 잘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관광의 자랑이 된 근대골목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