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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청사진, 장관에게 듣는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입력 | 2013-05-13 03:00:00

“구도심 재개발 활성화 위해 용적률 완화 고려하겠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주택·부동산 정책과 교통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지금 상황에서는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 가장 고무적입니다. 많은 사람이 주택 거래에 참여한다는 것은 시장이 ‘주택 가격이 더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들인다는 의미니까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57)은 지난달 발표한 4·1 주택시장 종합대책의 반응에 대해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서 장관이 취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내놓은 이 대책은 앞으로 박근혜 정부가 그려 갈 부동산 정책의 밑그림이라 첫 반응이 중요했다.

서 장관은 7일 동아일보-채널A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주택금융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택금융은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부족하며 그만큼 개선의 여지도 많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국토부가 6월부터 국민주택기금 전세 자금 대출에 마이너스 통장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주택금융 개선책 가운데 하나다. 국토부는 앞으로 시중은행의 전세 자금 대출까지 마이너스 통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서 장관은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학자 출신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을 거쳐 입각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의 서 장관 공동 인터뷰는 13일 오전 7시 채널A의 ‘박근혜 정부의 청사진-신임 장관에게 듣는다’ 코너를 통해 방영된다. 대담은 천광암 동아일보 경제부장이 진행했다.

―4·1 대책을 취임 20일도 안 돼 발표했다.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 아닌가.

“인수위 인수위원으로 있을 때부터 관계 부처 협의를 시작한 것이라 사실상 석 달 동안 준비하고 발표한 것이다. 그동안 부동산 대책이 제한적으로만 나와 시장의 내성(耐性)만 기르고 효과가 없었다는 판단 아래 주택 수급 조절과 주거복지, 주택금융 대책을 모두 넣었다. 현재 전국 주택 거래량이 늘고 가격 하락은 멈췄다고 판단한다.”

(올해 초 매달 10% 넘게 떨어지던 전국 주택 거래량은 4월 7.6% 반등으로 돌아선 상태다.)

―부동산시장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완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당초 정부가 4·1 대책에 모두 포함시켰던 방안이다. 논의 과정에서 빠졌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는 (두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해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본다. 앞으로 정치권을 계속 설득하겠다.”

―국내 주택금융 개선 방안은 없나.

“한국의 주택금융 여건은 선진국에 비해 좋은 편이 아니다. 적절한 금리하에서 쉽게, 장기적으로 상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달부터 전세 자금 대출도 마이너스 통장처럼 조금씩 갚을 수 있도록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정부의 국토 정책이 신도시 개발에서 기존 도심 재개발로 바뀌었다.

“신도시 같은 대규모 개발 대신 지역 맞춤형 재생 사업으로 국토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과거처럼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대신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그 지역에 맞도록, 일자리와 문화를 포함한 특성화된 복합 개발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존 도심을 재개발하기 위해서는 용적률이 걸림돌이 될 것 같은데….

“필요할 경우 (용적률 상향을) 고려해 보겠다. 다만 꼭 용적률이 높아야 사업성이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역별로 적용하겠다.”

―코레일이 추진하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무산됐다.

“용산 사업은 (철도 운영 등) 코레일의 고유사업이 아니라 부대사업이다. 코레일과 그 시행사가 해결할 문제이지 정부가 나서 수습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재무적으로 철도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지켜보고 있다.”

―철도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코레일이 (사태 수습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 발행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채권 발행을) 국토부 장관 허가 사항으로 바꾸겠다. 현재 코레일은 자본금의 2배까지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데 다른 기관은 모두 해당 부처 장관이 통제한다. 자체 경영 혁신을 동반해야 코레일의 채권 발행을 허용하겠다.”

―아파트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안전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에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안전과 관련해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허가하지 않겠다. 관계 전문가들이 모여 구체적인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6월 말까지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

―국회가 신공항 수요 조사를 위해 10억 원을 배정했다.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정부는 전국 차원의 항공 수요 조사를 먼저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예산심의 결과를 감안해 영남지역 항공 수요 조사부터 먼저 시작하겠다. 다만 신공항 문제는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들이 용역 방식과 결과 수용에 합의한 이후 추진하겠다.”

―고속철도(KTX) 경쟁 체제 도입에 대해 ‘한다, 안 한다’ 말이 많은데….

“어떤 형태로든 KTX 경쟁 체제는 도입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KTX 운영권을 민간에 주려고 했던 점이 부각되면서 논란이 불거진 것이지만 독점 체제의 폐해는 깨야 한다. 5월 말까지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제시하겠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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