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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진짜로 완치됐다고?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입력 | 2013-05-13 03:00:00

■ 2차암 발생 확률 줄이려면




암이 완치됐다 하더라도 재발을 막으려면 정기검진, 식생활 개선, 꾸준한 운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엄밀하게 말하면 의학적으로 암은 완치되지 않는다. 암 치료를 끝내고 5년이 지날 때까지 더이상 재발하지 않는다면 완치라고 규정할 뿐이다. 암(癌)의 악령은 늘 따라다닌다는 얘기다. “다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라는 영화 속의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병이 바로 암이다.

유방암의 재발률이 평균 20∼30%로 알려져 있다. 완치가 됐다고 하더라도 맨 처음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서 암이 발생하는 ‘이차원발암(이차암)’에도 취약하다. 조주희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장은 “임상적으로 암 치료를 끝낸 환자에게 이차암이 발생할 확률은 같은 연령대의 건강한 사람이 암에 걸릴 확률보다 2∼3배 높다”고 말했다.

○ 다른 장기까지 정기검진 병행을

이처럼 당신을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는 암. 어떻게 관리해야 잘 피해 다니며 남은 인생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재발을 가장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은 정기 건강검진이다.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암 재발을 완전히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수술이나 항암요법을 모두 끝내고 암세포가 더이상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환자라도 첫 2, 3년은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사받고 의사와 면담하는 게 좋다. 그 후에는 담당 의사와 상의해 방문 주기를 6개월∼1년으로 늘려 잡으면 된다. 5년이 지나도 몸 상태에 따라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정기검진 때는 암이 발생한 부위 외에 다른 장기도 검사해야 한다. 이차암 발병 위험 때문이다. 조 센터장은 “같은 부위에서 암이 재발할 때 치료는 까다롭다. 하지만 이차암은 빨리 발견하면 치료가 더 쉽다”며 “초기 발견을 위해 최초 발생 부위 외에의 다른 곳까지 더 적극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식사 관리다. 비록 완치됐다고는 하더라도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느라 지쳤으므로 병에 대한 저항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 건강을 회복하지 않으면 암이 다시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 담당의와 상담해 운동종목-활동량 결정

수술을 했다면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필수다. 육류나 콩류, 유제품을 꾸준히 먹어야 하는 이유다.

육류가 암의 재발 또는 전이를 돕는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수술 후 세포의 빠른 회복과 빈혈 개선을 위해서는 육류를 먹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물론 불에 굽거나 훈제한 음식은 벤조피렌 같은 발암물질이 생길지 모르니 피하는 게 좋다. 팬에 볶아서 먹거나 수육 또는 찜으로 즐기는 게 낫다.

“속을 깨끗이 하겠다”는 채식 역시 금물이다. 수술 후 채식을 계속하면 체중이 필요 이상으로 줄어든다. 회복이 지연되거나 빈혈, 근육 소실, 소화 장애로 이어지기 쉽다.

녹즙이나 홍삼 같은 건강식품을 먹어도 되는지 의문을 갖는 환자도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로는 암 치료에 적극 권장할 농축액, 민간요법, 건강기능식품은 없다는 걸 명심하자. 오히려 이런 식품은 회복을 지연시키거나 간을 비롯한 장기 손상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술·담배는 당연히 금물이다. 그 자체가 암 재발의 원인이 된다. 치료받은 부위가 깨끗해졌다는 진단을 받아도 금연, 금주는 필수다.

빠뜨려선 안 되는 게 적당한 운동이다. 암 수술 또는 항암치료 중에는 신체활동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기간 중 대부분의 환자가 전신쇠약, 피로감, 우울증을 경험한다. 운동은 바로 허약해진 신체와 정신을 회복시키는 좋은 수단이다. 담당 의사와 상담해서 운동 종목과 활동량을 결정하면 된다. 과도한 운동은 몸 상태를 오히려 악화시킨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모두 골고루, 하루 30분∼1시간씩 매주 5일 정도는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장기간 투병생활로 생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건강한 생활에 도움이 된다. 암 전문가들은 “취미나 봉사 또는 종교 활동이 우울증 해소와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얘기한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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