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보다 수백배 빨라… 2020년 상용화시계폰-스마트안경 개발 날개달 듯
삼성전자는 5세대(5G) 이동통신 환경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핵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5G는 롱텀에볼루션(LTE) 등 현재 쓰이는 4세대(4G) 이동통신보다 속도가 수백 배 빠른 차세대 네트워크로 초고화질(풀HD) 영화 한 편을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8GHz의 초고주파 대역에서 초당 1기가비트(Gb)급 속도로 최대 2km 떨어진 곳에서도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6GHz 이상의 초고주파를 활용해 기가급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기술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G는 현재 이동통신용으로 사용 중인 수백 MHz∼수 GHz 주파수보다 훨씬 높은 대역의 초고주파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 같은 초고주파 대역은 기존 이동통신용 주파수에 비해 파장의 길이가 15분의 1 수준으로 짧다. 이 때문에 전파가 쉽게 손실되고 전파의 전달 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기술을 포함해 5G 이동통신 핵심 기술을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기술 개발로 세계 각국의 5G 이동통신 연구와 표준화 논의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2월 5G 연구를 위해 정부 주도의 ‘IMT-2020(5G) 프로모션 그룹’을 결성했다. 유럽연합(EU)도 2020년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5000만 유로(약 72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5G가 상용화됐을 때 최대 전송속도는 초당 수십 Gb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풀HD 영상보다 최대 8배 선명한 초고해상도(UHD) 콘텐츠, 3차원(3D) 영화와 게임 등 대용량 데이터를 움직이는 버스나 지하철 안을 비롯해 언제 어디서나 불편 없이 빠르게 내려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5G 시대에는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스마트기기 자체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는 차원이 다른 신개념 스마트 기기들이 잇달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휘거나 접었다 펼 수 있는 화면에 클라우딩 컴퓨팅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대용량 파일을 전송받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개발 초기 단계인 시계 형태의 ‘워치폰’과 ‘스마트안경’ 등 ‘입는 스마트 기기’도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