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혁신적인 수업방식과 남다른 소통법으로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노력과 교육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학생 중 절반은 책상에 엎드려 자거나 딴청을 피우고 교사는 몇몇 학생만을 데리고 수업을 한다. TV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과장된 장면만은 아니다. 전국의 적지 않은 학교에서 볼 수 있는 ‘현장’이자 ‘현실’인 것.
하지만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일은 요원하다고 속단할 것만은 아니다. 혁신적인 수업방식을 개발해 학생들이 ‘100%’ 수업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교사들이 공교육 현장에서 롤 모델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
학습 흥미와 효과, 모두를 고취시키는 수업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문주 인천 도림고등학교 국어교사(인천시교육청 수업선도교사), 이정화 경기 원당초등학교 교사(서울교대 창의력교육 직무연수 강사)를 통해 그 노하우를 살펴본다.
이문주 인천 도림고등학교 국어교사
이문주 교사가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필살기’는 바로 마술쇼. 그는 “수업시간에 신문을 가져와 중요 뉴스나 사진을 소개한 뒤 마술을 펼친다. 신문 찢고 다시 붙이기, 신문지에 물 붓기 등이 주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문주 교사가 담당하는 국어과목은 보통 교과서를 공부한 뒤 교육방송(EBS) 교재로 문제풀이를 하는 방식이 일반적. 이 교사는 자칫 문제풀이 위주 수업으로 흐르기 쉬운 수업도 영화 시나리오나 개그콘서트 대본을 활용해 교안을 만든다. 분단별 스피드퀴즈, 빙고 게임, ‘두 마음 토론’ 등 흥미를 자극하는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한다. 두 마음 토론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 입장을 바꿔가며 주장을 펼치고 반론을 하는 토론. 승부욕을 자극하는 속성이 있다보니 학생들의 참여 열의를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다.
이문주 교사는 학생 전원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터넷 채팅창에서 토론수업을 하는 아이디어도 냈다. 고2 문학에서 다문화사회를 주제로 한 소설 ‘거대한 뿌리’를 다룰 때는 다문화를 주제로 한 영화 ‘완득이’를 먼저 보게 한 뒤 그 주 일요일 저녁 인터넷 채팅으로 ‘다문화 사회에서의 우리 문학의 역할’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그는 “학생들의 수업참여율을 높이려면 친구끼리 묻고 대답하는 방식을 많이 활용할수록 좋다”면서 “수업을 마칠 때는 색지와 자석을 주고 직접 게임 판을 만들게 한 뒤 친구끼리 수업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묻고 맞히면서 게임을 진행하게 하면 복습도 저절로 시킬 수 있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이정화 경기 원당초등학교 교사
이 대회에서 미션을 수행할 때 학생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최상의 절충안을 도출하는 능력을 훈련시킨 결과 지난해 1등(금상)을 차지한 경험에서 나온 답이다.
이정화 교사는 평소 학교 과학수업에서 협동이 필요한 미션을 제시해 창의·융합교육을 실현한다. 실제로 진행한 일기예보 제작 프로젝트의 경우 기상상황 분석, 기상도와 날씨기호 그리기, 대본쓰기 등을 하면서 자연스레 국어, 미술, 과학 공부가 가능하도록 했다.
팀별로 완성한 TV기상보도를 시연할 때도 기상캐스터, 사진기자, 카메라맨 등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나누어 맡게 했다. 이 교사는 “각자의 재능과 아이디어를 합친 결과물이 팀마다 모두 다른 점을 보면 창의력은 협동 속에서 나오는 것임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