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입학사정관제, 바로 알자!]“방과후수업·야간 자율학습도 핵심스토리 되죠”
DU ACTIVE(학교생활우수자)전형은 남들과 차별되는 특출한 재능을 가진 학생보다는 고교 교육과정을 통해 리더십과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전형. 이 전형은 올해 ‘학교생활우수인재전형’으로 명칭을 바꿨다.
소 씨가 지원한 이 전형의 생명과학과 경쟁률은 무려 11.67 대 1. 지원 전공과 관련된 활동을 고교시절 꾸준히 이어온 점이 그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선발된 주된 이유다. 교내 과학 동아리 활동, 심화과학반 교육과정 이수, 과학 올림피아드(생물·화학 분야) 수상 등 과학분야 활동에 집중한 소 씨. 그의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입학사정관전형에서는 교내 동아리 활동의 ‘양’보단 ‘질’이 더 중요하다. 무턱대고 많은 비교과 활동이 장점이 되진 않는다는 얘기.
특히 동국대는 ‘전공적합성’을 우선적으로 평가하므로 지원 학과와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집중 어필하는 게 좋다. 한 가지 활동이더라도 그곳에서의 여러 에피소드를 구체적으로 어필하면 관심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소 씨도 생명과학과 관련된 과학실험, 해부 등을 진행했던 교내 과학 동아리 ‘아드레날린’ 활동을 중점적으로 내세웠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닭, 소의 눈 등을 해부하면서 생물 과목에 더욱 관심을 갖게 돼 생명과학 분야의 진로계획을 세울 수 있었어요. 동아리에서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협력의 중요성도 배울 수 있었고, 고2 때부터 2년간 동아리 부회장을 맡으면서 리더십도 생겼지요. 이렇게 동아리 활동으로 얻은 구체적인 에피소드들을 자기소개서에 각각 자세히 녹여냈어요.”(소 씨)
최근 입학사정관전형 평가항목 중 ‘인성’ 부분이 중요해졌다. 지원자의 인성은 자기소개서의 ‘배려·나눔·협력·갈등관리 실천 사례’ 항목으로 평가된다.
면접에서도 지원자의 태도, 마음가짐 등에 주목한다. 하지만 많은 고교생은 ‘배려’ ‘갈등관리’의 내용으로 어떤 글감을 선택할지 고민한다.
소 씨는 고교 3년 내내 작성해온 활동 소감문 형식의 글을 하나하나 읽어 나갔다. 활동을 하면서 어떤 점이 아쉬웠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에 주목했다.
활동 내용에 자신의 느낌을 보태어 하루에 짧게는 A4 용지 열 줄에서 길게는 2장까지 작성해 컴퓨터에 저장해온 기록들이었다.
하루하루의 기록 속에서 소 씨는 교내 과학 동아리 활동으로 참여한 ‘대한민국 학생 창의력 챔피언대회’와 ‘경기 국제항공전’에서 겪었던 팀원들의 갈등 에피소드를 찾아냈다.
그는 두 대회 모두 팀원들의 의견 충돌로 위기에 빠졌을 때, 그들의 의견을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맡아 갈등을 해결했다는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풀어냈다.
방과후수업 적극 활용해 내신도 탄탄히
주요대학의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비교과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업역량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소 씨는 ‘고교 3년 동안 학기 및 방학 중 방과 후 프로그램 참여’ ‘야간 자율학습 참여’ 등을 통해 자신의 열정과 성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강조했다.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과학·수학·영어 과목을 심화 학습해 해당 과목 평균 1.4등급을 유지했다.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수업시간에서 다루지 못한 심층적인 내용을 배우면서 평소 가졌던 궁금증을 해결했어요.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는 수학·과학의 경우 친구들에게 제가 아는 내용을 알려주고 제가 모르는 부분은 도움을 받으면서 지식을 넓혀갔지요. 교내 프로그램만 충분히 활용해도 학업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소 씨)
▼ 두시현 동국대 입학사정관 “지원 학과와 연관성 높은 활동 강조하세요” ▼
지난해 DU ACTIVE(학교생활우수자)전형으로 생명과학과에 최종 합격한 소윤섭 씨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두시현 동국대 입학사정관이 밝히는 합격 노하우를 소개한다.
과학동아리·과학올림피아드… ‘전공적합성’ 확인
동국대 학교생활우수인재전형에서 지원자의 자질 중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두 입학사정관은 “전공적합성”이라고 답했다. 지원 분야와 관련 있는 활동을 교내에서 얼마나 충실히 했는지를 눈여겨본다는 것.
소 씨는 생명과학과 연관된 교내 과학 동아리 활동, 과학 올림피아드 수상, 심화과학반 교육 이수 등의 활동을 보여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자기소개서에 활동을 나열만 하는 게 아니라 활동의 에피소드 중심으로 ‘어떤 노력을 했고’ ‘배운 점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해 입학사정관의 눈길을 끌었다. 두 입학사정관은 “다만 ‘교내 동아리 활동으로 과학실험을 많이 했다’는 부분에서 어떤 내용의 실험을 진행했고, 어떠한 결과를 얻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했다면 더욱 탄탄한 자기소개서가 되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장 없는 진로계획이 중요
입학사정관전형 자기소개서 ‘입학 후 대학생활’을 작성하는 항목에 ‘장학금을 받고 해외여행도 갈 것이다’ 같은 막연한 기대를 쓰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이 항목에서는 대학생활 중에서도 ‘학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는 게 좋다. 소 씨도 대학 1∼4학년 단계별 학업계획을 체계적으로 작성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두 입학사정관은 “‘구체적인 진로 계획’이라고 해서 고교 수준을 벗어나는 계획까지 요구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진로계획 부분에 ‘전공적합성’을 강조하기 위해 전문가 수준의 내용을 작성해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오해를 하는 지원자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최근 대학에서 교수와 고교생이 만나 전공체험의 일환으로 실험을 하거나 논문을 연구하는 등의 전공캠프가 많이 열리는데, 이때 자신의 역할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마치 자신이 논문 전체를 완성한 것처럼 혹은 실험을 총괄한 것처럼 내세우면 활동의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
단체 속 문제해결력에 주목
학생의 인성을 엿볼 수 있는 ‘배려’ ‘갈등관리’ 등을 작성하는 입학사정관전형 자기소개서 항목은 지원자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지 △문제 해결력이 있는지 △단체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떠한지를 알아보려는 문항. 따라서 ‘친구에게 볼펜을 빌려줬는데 빨리 안 줘서 속상했다’처럼 개인적인 일로 발생하는 갈등 상황을 제시하기보다는 동아리, 학급 등 단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작성하는 게 좋다.
소 씨의 경우 자신이 속한 동아리에서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구체적인 에피소드로 보여준 점이 좋았다는 평가. 두 입학사정관은 “갈등 상황 속에서 구성원 의견의 장단점을 파악해 여러 생각을 조율했던 소 씨의 역할과 이를 통해 ‘자신이 먼저 배려해야 단체의 협력이 쉬워진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사실이 자기소개서에 잘 드러나 있다”고 평가했다.
글·사진 오승주 기자 canta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