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지난주 마운드의 붕괴로 심한 부침을 겪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의 고민 또한 깊어가고 있다. 작은 사진은 12일 NC-두산전이 펼쳐진 잠실구장의 전광판. NC는 이날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인 17득점을 했다. 스포츠동아DB
■ 두산 불펜 쇼크
10점차 경기에서 뒤집히고…
11점줘도 몸푸는 투수 없고…
SK전 10점차서 역전패…NC전 참패
필승조 홍상삼 이재우 김강률 등 이탈
“이용찬 복귀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
김진욱 감독 불펜 관리 끝없는 딜레마
○의문부호 떼지 못한 불펜
두산의 롤러코스터 행보는 마운드 붕괴에 원인이 있다. 특히 불펜 문제가 크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두산의 불펜에는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스캇 프록터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홍상삼을 새 마무리로 낙점했으나 검증되지 않은 소방수였다. 게다가 홍상삼은 지난해 말 발목 부상을 당해 훈련 합류마저 늦어졌다. 그의 구위는 개막 한 달여가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않는 상태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재우와 정재훈은 재발 염려, 기대주 김강률은 경험 측면에서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필승조 역할을 기대했던 이들 중 남은 투수는 정재훈뿐이다. 이재우는 팔꿈치 염증으로 1군에서 빠졌고, 김강률은 2군으로 내려간지 오래다. 그 틈에서 새 마무리로 발굴한 오현택과 좌완 유희관이 제몫을 해주고 있지만, 계속되는 전력이탈을 무작정 화수분 야구로만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계속되는 불펜 딜레마
12일 NC전에서 김진욱 감독은 선발 김상현이 2.2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자, 좌완 정대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대현은 4회와 5회에 걸쳐 뭇매를 맞았다. 이날 정대현은 1.1이닝 동안 10안타 2볼넷 11실점했는데, 4회 정대현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동안에도 두산 불펜에는 몸을 푸는 투수가 없었다. 정대현에게는 가혹한 시간이었다.
당장의 승부를 위해선 불펜투수 투입이 간절하다. 그러나 장기적인 운영을 위해선 등판 간격을 지켜줘야 하고, 이런 와중에 활용할 수 있는 투수가 부족한 딜레마를 겪고 있는 두산이다. 현재 김 감독은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용찬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이용찬은 불펜으로 나설 예정이다. 김 감독은 “이용찬이 돌아올 때까지는 지금 있는 선수들을 믿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 잘해주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