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입 653억… 전년比 11% 증가10대중 7대가 OEM 방식 중국산
올해 3월 출산한 강모 씨(29)는 최근 이탈리아 유모차 브랜드인 ‘잉글레시나’의 최신형 제품을 구입했다. 지난달 열린 육아박람회에서 국내외 유모차를 살펴봤더니 품질 차이가 별로 없었지만 결국 100만 원대의 해외 제품을 선택했다. 강 씨는 “유모차는 외출할 때마다 끌고 다니는 것이어서 디자인도 중요하다”며 “아무 브랜드나 끌고 다니면 ‘유행에 뒤떨어진 엄마’란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강 씨의 말처럼 유모차를 아이가 아닌 부모의 장식품으로 여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값비싼 해외 브랜드의 유모차 수입이 매년 크게 늘고 있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최근 유아용품 수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유모차 수입액은 5886만 달러(약 653억 원)로 2011년(5312만 달러)보다 10.8% 증가했다.
해외 유모차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유모차가 기저귀(5875만 달러)를 제치고 전체 유아용품 중 수입액 1위를 차지했다. 유모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어린이 용품 산업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데다 젊은 부모들은 명품 구매에 거부 반응도 적어 해외 ‘프리미엄’ 유모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한 유모차 가운데 중국산 비율은 72.6%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유모차 브랜드 대부분이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전체 유아용품 수입액은 2억6488만 달러로 전년(2억6309만 달러)보다 소폭 늘었다. 유모차(10.8%)와 장난감차(53.3%)의 수입액이 증가한 반면에 기저귀(―1.6%)와 유아용 의류(―11.7%)는 줄었다.
특히 일본산 기저귀 수입이 크게 줄었다. 2011년 전체 기저귀 수입액 중 79.5%였던 일본 제품 비율은 지난해 46.8%로 줄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후 방사능 오염 우려로 일본산 수입이 줄고 대신 멕시코산 수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