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허위-불법행위 해당 안된다”이전 계약자 반환소송 패소 판결
K 씨(45) 부부가 울산의 한 주상복합아파트(154m²·47평형)를 산 것은 2009년 8월. 4억7300만 원에 분양권을 매입했다. 시행사로부터 잔금을 한꺼번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2010년 1월 3000만 원을 할인받아 4억4300만 원을 냈다. 이후 건설경기 침체로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 실적이 저조하자 시행사는 2011년 9월부터 최초 분양가보다 최대 33%(1억2000만∼1억5000만 원)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하기 시작했다. 이에 K 씨는 비슷한 상황의 입주민 8명과 함께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추가 할인된 금액(가구당 8000만 원)을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K 씨 등은 분양 당시 ‘아파트 입주율이 80∼90%에 이르며 향후 분양자들에게 추가 할인은 없다’고 말했고,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추가 할인분양은 하지 않겠다고 확언했는데도 최대 33% 추가 할인했기 때문에 허위 분양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분양가 산정은 시행사의 자유 영역”이라는 것. 울산지법 제3민사부(부장판사 도진기)는 “매매대금의 액수와 지급 시기, 방법 등은 매도인(시행 및 시공사)의 계약자유 영역”이라며 “미분양 가구를 분양가보다 할인해 분양했다고 하더라도 권리 남용이나 신의 또는 형평의 원칙에 위배되는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현재 이 아파트와 유사한 마찰이 벌어진 곳은 울산에만 5곳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전에는 아파트 분양 후 입주 무렵에는 가격이 올랐으나 이제는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신규 아파트 할인분양에 대한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