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는 클래식과 모던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고혹적인 디자인과 럭셔리의 진수를 맛보게 하는 실내 인테리어 및 편의사양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또 제로백 5.9초의 폭발적인 성능과 유연하면서도 정교한 드라이빙 능력을 자랑한다. 사진제공|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재규어 XJ 3.0SC LWB
스포츠동아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시즌2는 3명의 자동차 전문가들이 각각 서킷 한계 주행, 스포츠 주행, 일반 주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3D(3Driving) 입체평가를 한다. 3D 입체평가는 개인의 경험과 감성, 드라이빙 능력, 차량 특성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시승 소감에 최대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시즌2는 일반 도로 시승은 물론 레이싱 서킷 테스트를 병행해 객관적인 랩타임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서킷 테스트는 일상적인 주행에서 드러나지 않는 차량의 운동 성능과 코너링, 브레이크, 핸들링 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다.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시즌 2의 다섯 번째 주인공은 럭셔리 세단의 상징 재규어 XJ 3.0SC LWB다.
▶ 재규어 XJ 3.0SC LWB ‘3D 입체평가’
■ 한계주행
중·고속 RPM 영역의 가속력은 다소 아쉬워
● 장순호 프로레이서
재규어 XJ 3.0SC LWB 모델은 제원 상 340ps의 최고출력과 45.9kg·m이라는 높은 최대토크를 지녔다. 흔히 영국의 야수로 불린다. 그러나 서킷에서는 가솔린 차량 특유의 중·고속 RPM 영역, 특히 빠른 가속력 부문에서 다소 아쉬웠다. 4500RPM 이상부터 힘겨운 가속력을 보이며 약간은 실망감을 안겨줬다. 스타트와 낮은 기어단수에선 가속력이 좋았다. 하지만 100km이상 주행 중 혹은 코너링 탈출 가속 때 풀 가속을 시도하면 답답하게 스피드가 올라갔다. 테스트했던 차량의 컨디션에 문제가 좀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엔진음 소리가 부드럽지 않고 떨림이 감지됐다. 또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노킹(knocking)소리가 약간 들렸다.
코너링 성능과 쇽업쇼바의 세팅은 만족스러웠다. 초반 움직임은 부드럽게 작용해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코너링 중 무게 하중이 심하게 쏠리면 강하게 지탱을 해주면서 코너를 좀 더 빠르게 주행하도록 도와줬다. 대부분 공차중량이 무겁고 전장이 긴 대형세단 차량들은 코너링 중 쏠리는 차량무게를 지탱하기가 힘겹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재규어 XJ는 우수한 서스펜션 시스템이 더욱 돋보였다. 특히 승차감 성능을 최대한 높이면서도 코너링 성능까지 겸비한걸 보면 2013년형 재규어 XJ는 일반 도로 주행과 스포츠 드라이빙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서스펜션 밸런스를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브레이크 성능도 안정적이다. 서킷에서 급제동시 브레이크 반응은 약간 느리지만 서킷 한계주행을 여러 차례 반복해 브레이크가 과열 되어도 성능에 큰 변화 없이 안정된 내구성을 보여주었다.
50자평 “편안한 승차감과 서킷에서 요구하는 하드한 서스펜션 시스템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룬 차. 거함에 걸맞은 브레이크 성능도 인상적”
■ 스포츠주행
5m 넘는 차체에도 자유자재 펀 드라이빙
V6 3.0L 엔진 다운사이징…제로백 5.9초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재규어의 기함 XJ 3.0SC LWB 모델은 매끈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과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특히 호화 요트를 연상시키는 실내 디자인은 럭셔리 세단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5m가 넘는 차체와 2톤에 가까운 공차중량에도 아랑곳 않고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펀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그러나 운전석보다 뒷좌석이 탐났다. 고급스럽고 편안한 시트감과 뒷좌석 무릎공간이 125mm 늘어나 여유로운 실내공간은 뒷좌석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코너링은 대체로 우수하고 서스펜션의 완성도도 높았다. 독립식 에어 서스펜션,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액티브 디퍼렌셜 컨트롤 등 각종 주행보조장치들이 심한 코너링에도 차체의 흔들림이 없어 스포츠 드라이빙의 만족도를 높여줬다.
다이내믹한 스포츠주행은 버튼하나로 가능했다. 알루미늄 변속 다이얼 아래 체커기 버튼을 누르면 차체가 낮아지며 서스펜션이 강해진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 하단 양쪽에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기어변속을 해보면 운전의 재미는 배가된다.
50자평 “뒷좌석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럭셔리 세단. 모처럼 운전의 재미보다 뒷좌석의 안락함에 더 눈길이 갔다”
김기홍=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세심한 실내 인테리어 감성 만족도 충족
뒷좌석 8인치 LCD·마사지 기능 등 완비
● 원성열 기자
재규어 XJ 3.0SC 롱휠베이스 모델은 직접 운전을 하는 오너 드리븐카라기 보다는 뒷좌석에 앉는 쇼퍼 드리븐카에 가깝다. 하지만 직접 운전해보면 그 우아하고 부드러운 주행 성능에 매료되고 만다. 벤츠와 비슷한 듯하지만 또 다른 종류의 부드러움이다.
워낙 거대한 차체 크기와 무게(1.9톤) 탓에 코너링 이후의 가속 성능에서 아쉬움을 보이기는 했지만 사실 서킷 테스트에 적합한 모델은 아니다. 다만 서킷 테스트에서는 서스펜션 밸런스와 브레이크 성능을 테스트 해보고자하는 의도가 더 컸다.
재규어의 존재감은 일반 도로에서 확연히 빛을 발한다. 제로백 5.9초의 가속 성능은 폭발적이면서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다. 수많은 럭셔리카들이 있지만 이 가격대에서 이만한 감성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차는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재규어 특유의 매력적인 외관 디자인은 두 말할 나위가 없고, 실내 공간의 감성 만족도는 단연 발군이다. 실내 인테리어의 질감과 색감의 통일하기 위해 센터페시아(대시보드 중앙에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 보드)와 대시보드 등에는 각 차량마다 한 그루의 나무에서 나오는 목재를 사용할 정도로 세심하다. 또한 차량 실내를 단순히 차량 내부가 아닌 생활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825W 출력의 메리디안(Meridian) 프리미엄 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돼 있고, 뒷좌석 승객도 8인치 LCD 화면과 무선 적외선 디지털 헤드폰을 이용해 원하는 엔터테인먼트를 감상할 수 있다. 뒷좌석에서도 등받이 각도를 조절 기능과 마사지 기능, 뒷좌석 발받침 등이 적용돼 있다. 럭셔리 카라고 이름 붙이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
50자평 “럭셔리 세단에서 갖춰야 할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이 압권. 성능 감성 만족도 등 3박자가 이상적으로 조화된 차”
원성열=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C라이센스 드라이버
사진제공|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4월26일 / 날씨: 맑음 / 온도: 영상 19도 / 서킷 테스트 시간: 오후 1시
■ 재규어 XJ 3.0SC LWB 스펙
● 배기량: 2995cc
● 연료: 가솔린
● 연비: 8.4km/L(복합 신연비)
● 최고출력: 340마력, 6500RPM
● 최대토크: 45.9kg·m, 3500-5000RPM
● 최고 안전 속도: 250km
● 구동방식: 전륜구동
● 엔진: V6 3.0
● 승차정원: 5명
● 가격: 1억4690만원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