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격식 인민무력부장이 7개월 만에 장정남으로 교체됐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반년 가까이 대남(對南) 대미(對美) 공세를 계속하고 있는 북한이 국방부 장관 격인 인민무력부장을 교체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1호 전투근무 태세’를 발령해 군 전체를 준전시상태로 몰아넣었다. 북한은 어제도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북침 훈련’이라고 비난했다. 총정치국장 총참모장과 함께 군을 이끄는 실세인 인민무력부장 교체는 북한군의 비상 상황에서 심상치 않은 조치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빈번하게 군 상층부에 대한 인사를 해왔다. 지난해 7월 총참모장 이영호의 해임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전방부대 군단장을 모두 교체했다. 총참모장 현영철의 계급을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하는 등 별을 붙였다 떼었다 하는 기행(奇行)도 이어지고 있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충성을 강요해 북한군을 ‘김정은 군대’로 변모시키기 위한 전형적인 독재자의 수법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 지도자의 ‘길들이기 인사’는 군의 반발을 부르기 쉽다. 김정은은 군부에서 이영호 해임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자 3개월 뒤 전형적인 야전군 출신인 김격식을 인민무력부장으로 기용해 위기를 넘겼다. 김격식은 2010년 황해도 일대를 관할하는 4군단장 재임 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충성심을 강요하는 인사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군 상층부에 불만이 쌓여 체제 불안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격식의 전임자 김정각도 7개월 만에 교체됐다. 잦은 인민무력부장 교체는 김정은이 군을 확고하게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