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부모들은 “더 혼내달라”… 여학생 2명 부모는 “李씨 처벌을”
12일 오후 8시경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남녀 중·고등학생 5명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못 본 척 지나갔지만 키 190cm에 몸무게 90kg이 넘는 거구의 한 남자는 학생들 앞에 섰다.
그는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주장 이현호 씨(33)였다. 아내와 네 살 난 딸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집에 가던 중이었다. 이 씨는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면 되겠느냐”고 나무랐다. 그러나 학생들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학생들은 “아저씨 돈 많아요?” “아저씨가 뭔데 그래요?” 등 말대꾸를 했다. 참다못한 이 씨가 손바닥으로 5명의 머리를 때렸다. 머리를 맞은 한 여학생은 이 씨 앞에서 경찰에 신고했다.
파출소로 연행된 이 씨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부모들과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한 부모는 사정을 듣더니 “내 아이도 잘못했다”며 창피해했다. 다른 부모는 “요즘 세상에 (담배 피운다고) 훈계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잘못한 게 있으면 더 따끔하게 혼내주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여학생 2명과 그들의 부모는 “이 씨가 때리면서 폭언했다”며 처벌을 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