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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Dining 3.0]여름 입맛 살리는 특별한 음식 ‘빙수·비빔면·냉면’

입력 | 2013-05-15 03:00:00

봄과 쿨하게 작별하고 ‘빙수·비빔면’으로 여름 포옹




“그냥 설렘의 기운으로 힘껏 문을 열면 된다. 그때 쏟아지는 봄빛과 봄기운과 봄 햇살을 양팔 벌려 힘껏 껴안을 수 있다면 그것이 청춘이다. 그래서 청춘을 봄이라 한다….”

작가 이병률 씨는 여행 산문집 ‘끌림’에서 청춘을 봄으로 표현했다. 봄에는 풋풋함이 있고 새로 시작하려는 기운이 담겨 있다. 추운 겨울, 긴 기다림 끝에 맞이하는 것이라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봄이 오자마자 작별을 하려 한다. 추위가 채 가시지 않았고 눈까지 내리다 보니 올해 봄은 평년보다 열흘이나 늦게 왔다. 외투를 벗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은 것도 잠시, 벌써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랐다. 봄의 끝자락, 여름의 문 앞에 서 있다.

계절의 변화는 ‘먹거리’에서도 찾을 수 있다. 롯데마트 자료에 따르면 여름철 인기 제품인 ‘비빔면’의 지난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4% 늘었다.

정재우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봄,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은 상대적으로 길어지는 현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봄과 ‘쿨’하게 작별하고 여름을 맞이하는 업체들. 대표 여름 상품인 팥빙수와 여름 면(비빔면과 냉면)을 통해 올해 여름 식음료 유행을 살펴봤다.

팥빙수만 빙수냐… 갖가지 재료로 만든 ‘개성 빙수’ 시대


여름철 대표 별미로 꼽히는 빙수는 성별,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로 꼽힌다. 커피 음료 업계에선 여름 전체 매출의 약 3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효자 상품이다. 팥과 인절미, 우유 등을 넣은 팥빙수가 가장 인지도 높은 메뉴지만 최근에는 차별화 전략을 위해 특별한 재료를 넣은 ‘개성 빙수’를 업체들이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아이스크림(젤라토)을 얹은 빙수다. 다양한 아이스크림으로 빙수 맛을 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 ‘드롭탑’이 내놓은 딸기 빙수는 딸기 아이스크림과 딸기 시럽을 얹은 것으로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블루베리 빙수’는 블루베리와 블랙베리, 요거트를 넣어 만든 아이스크림을 얹은 것으로 깔끔한 맛이 난다.

카페베네의 ‘쿠키앤크림 빙수’ 역시 아이스크림 빙수 중 하나. 초콜릿 맛 쿠키와 크림치즈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넣어 만든 것으로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남성들을 겨냥해 내놓았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신상품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위해 연구개발(R&D)센터에서 빙수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을 위한 과일 빙수도 인기다. 망고를 넣어 만든 카페베네의 ‘망고 빙수’를 비롯해 디저트카페 차오름의 멜론 빙수가 대표적이다. 특히 차오름의 멜론 빙수는 멜론 자체를 그릇처럼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멜론을 통째로 넣었고 여기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더했다. 하루 5개만 한정 판매하는 등 마케팅도 특이하다.

엔젤리너스는 ‘커피의 눈물’이라 불리는 더치커피(Dutch Coffee·물을 이용해 오랜 시간 우려내는 커피)를 넣은 ‘더치커피 빙수’를 내놨다.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흑임자 찰떡을 넣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더했다.

호텔업계도 빙수에 대한 관심이 높다. 롯데호텔서울은 밤과 팥을 섞은 ‘밤 팥빙수’를 올해 신제품으로 내놨다. 호텔에서 직접 만든 수제 단팥에 밤을 넣어 고소함을 더했다. 빙수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다른 재료는 넣지 않았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이 내놓은 ‘썸머 스플래쉬 빙수’는 연유와 과일, 마카롱을 취향에 따라 넣어 먹는 ‘셀프 빙수’ 형태다. 파크하얏트서울은 티라미수 케이크 조각을 넣은 ‘티라미수 빙수’를 선보였다.

비빔면·냉면


평안도식 동치미 물냉면, 평양 물냉면, 부산 밀면, 지리산 칡냉면, 손수 함흥 물냉면…. 최근 대형 할인마트인 이마트에 진열된 하절기 면류 제품들이다. 냉면과 메밀국수 등이 이달 초부터 시식코너에 등장했다.

계절 면도 빙수와 마찬가지로 톡톡 튀는 제품들이 잇달아 나왔다. 특히 육수를 강조한 제품이 많다. 기존에는 동치미 육수로 맛을 낸 평양물냉면 정도에 불과했다면 최근에는 부산 밀면, 뜨거운 사골 육수를 곁들여 먹는 비빔냉면 등 상품 구색이 대폭 확대됐다.

풀무원식품에서 새로 나온 ‘차가운 동치미 육수를 자박하게 부어 먹는 비빔냉면’과 ‘뜨거운 사골육수를 곁들여 먹는 비빔냉면’이 대표적이다. ‘차가운…’ 제품은 전주 동치미 비빔냉면과 강릉 동치미 비빔 막국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것으로 비빔냉면에 별도 포장된 동치미 육수를 부어 먹는 방식이다. ‘뜨거운…’ 제품은 사골 육수를 데워 먹는 방식으로 비빔냉면의 매콤한 맛과 사골 육수의 개운한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농심은 ‘이열치열’ 제품을 내놨다. 신제품 ‘고추비빔면’은 청양고추보다 4∼5배 매운 하늘초를 사용한 것으로 면발도 홍고추 진액을 넣어 빨갛게 했다. 농심 관계자는 “신제품 체험단 300명을 대상으로 시식회를 연 결과 소비자들이 매운 맛을 원했다”며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매운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비빔면’으로 유명한 팔도는 냉장면으로 만든 ‘맛날생 팔도비빔면’을 내놨다. 냉장면 시장은 30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사과 과즙을 넣은 비빔소스는 매콤함을 더하고, 쌀을 넣어 만든 면은 쫄깃한 맛이 특징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