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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챔스리그 우승 트로피와 이별이 아쉬운 울산

입력 | 2013-05-14 22:02:08


자식을 결혼시키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울산 현대 프런트들이 이와 비슷한 느낌을 경험했다. 갖은 고생 끝에 품에 안았던 2012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와 이별한 것이다. 울산은 13일 국제 택배를 통해 트로피를 돌려보냈다. 행선지는 AFC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였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우승 클럽은 결승전 이후 3개월 간 트로피를 갖고 있다가 반납해야 하는데, AFC는 이를 대신해 해당 구단에 진품보다 크기와 무게가 조금 작은 모조 트로피를 전시용으로 보내준다. 이는 월드컵 등 각 대륙 연맹이 주관하는 국제 대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울산은 반납하는데 약간 뜸을 들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헤어짐이 아쉬워서였다. 2월 모조품이 구단에 도착했지만 예정보다 한 달여 간 더 길게 우승 트로피를 클럽하우스에서 보관했다. AFC도 울산에 별다른 재촉을 하지 않았다는 후문.

물론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울산은 의미 있는 마지막을 위해 팬들과 함께 하는 길을 택했다. 주말 수원삼성과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홈경기에 앞서 울산문수경기장 외곽에 포토 존을 설치, 트로피와 함께 팬들이 사진을 찍고 추억을 공유하도록 했다.

울산 직원은 “잘 키우고 자랑스러웠던 딸을 시집보내는 기분”이라며 “언제 트로피를 되찾을지 모른다. 기약이 없어 더 아쉽다”고 서운함을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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