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팀의 주장 이현호 선수가 아파트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녀 중고생 5명을 나무라자 이들은 오히려 “아저씨가 뭔데…” “아저씨 돈 많아요?”라며 대들었다. 당돌한 반응에 이 씨가 이들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때렸고 한 여학생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선수가 체격이 큰 운동선수가 아니었더라면 아마 더 큰 낭패를 겪었을 것이다. 부모들의 반응이 흥미롭다. 이 씨에게 “오히려 내가 고맙다” “더 따끔하게 혼내 주라”고 말한 부모도 있었지만 두 여학생의 부모는 이 씨의 처벌을 원했다.
▷아들이냐, 딸이냐에 따라 부모의 반응이 갈렸다는 점도 흥미롭다. 딸자식을 둔 부모는 시시비비를 가릴 새 없이 ‘나도 안 때리는 우리 애를 때리다니…’ 하는 마음부터 드는 것일까. 어쨌거나 이 씨를 비난하는 여론은 많지 않다. “요즘 중고딩 담배 피우다 걸리면 대응 매뉴얼이 있는 듯… 신체 접촉 시 고소!”라는 반응도 있다. 이 선수에 대해서는 “윤창중 사건으로 참담해진 국민을 위로하는 영웅”이라는 찬사까지 있었다.
허승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