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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파문]“호텔방 강제추행, 한미 범죄인 인도 대상”

입력 | 2013-05-15 03:00:00

■ “尹 중범죄 수준 수사”… 사건 새국면




워싱턴 경찰국 “수사 활발히 진행” 13일 미국 워싱턴 경찰국이 있는 인디애나 애버뉴 300번지 건물. 폴 멧캐프 워싱턴 경찰국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활발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서 숙소인 미국 워싱턴 페어팩스 호텔 방 안에서도 피해 여성 인턴의 엉덩이를 잡아 쥐었다(grab)는 증언이 본보 취재를 통해 드러남에 따라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느냐에 따라 윤 전 대변인에 대한 형사처벌 형량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경찰국이 윤 전 대변인의 1차 성추행뿐 아니라 2차 알몸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피해 인턴 측의 한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이 8일 오전 6시경 호텔 방 안에서 알몸인 상태로 2차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에 대한 피해자 진술을 수사팀이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들은 “7일 밤 W워싱턴DC 호텔 와인바에서 인턴의 엉덩이를 만지는 1차 성추행만 신고된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해야만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 드러나는 셈이다.

○ 2차 성추행 진술 땐 사건 성격 달라져

문제의 2차 성추행 부분은 미 경찰이 10일 공개한 초기 조사 보고서에는 빠져 있었다. 이를 두고 워싱턴 현지에서는 “피해자 측이 이번 사건을 크게 확대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아예 신고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 소식통은 “사건이 더 확대돼 한국의 이미지가 계속 손상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윤 전 대변인은 이를 깊이 헤아려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워싱턴 현지 법조계에서는 호텔 방 안의 2차 알몸 성추행이 누락된 상태에서 공개된 장소인 W워싱턴DC 호텔 바에서 엉덩이를 잡아 쥔 정도로는 낮은 수준의 경범죄 혐의가 적용돼 벌금 500달러(약 55만4000원)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윤 전 대변인이 빨리 미국에 자진 출두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을 내는 것이 본인을 위한 길이라는 얘기도 많았다.

하지만 피해 인턴이 호텔 방에서의 알몸 성추행 문제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처벌 의지까지도 경찰에 밝혔다면 비중은 크게 달라진다. 워싱턴 현지에서 활동하는 함윤석 변호사는 “윤 전 대변인이 피해 인턴을 호텔 방 안으로 불러 알몸 상태에서 엉덩이를 만졌다면 ‘경범죄 성추행’ 단계를 넘어 ‘중범죄’에 해당하고 ‘강간 미수’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범죄의 구성요건인 ‘물리적인 행동’과 ‘범의(犯意)’ 측면에서 볼 때 공개된 호텔 바에서의 행동보다는 밀폐된 호텔 방 안에서의 행위가 더 가벌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 성추행 장소인 워싱턴도 추가 변수

일각에서는 성추행 장소가 워싱턴이라는 점이 윤 전 대변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법률적 해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은 관할 주(州)가 없는 자치구역으로 연방법원이 관할하고 있다. 연방법원은 주 법원과 마찬가지로 지방(1심), 항소(2심), 대법원(최종심)으로 나뉜다. 사안의 경중으로 불 때 이번 사건은 연방 1심 법원에서 종결될 것이 확실하다.

연방법원은 워싱턴과 관련된 사건을 다룰 때 관대하게 판결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워낙 강력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어서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다운그레이드’ 현상이 있다는 것. 반면 바로 옆 버지니아 주는 처벌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경범죄는 처벌 7단계로 구성된다. 같은 범죄라도 버지니아에서 6 수준의 비교적 강한 처벌을 받는다면 워싱턴에선 3, 4 수준이다. 윤 전 대변인이 한인 밀집지역인 애넌데일 등 버지니아에서 성추행을 했다면 훨씬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워싱턴=정미경·신석호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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