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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미군들 매춘 활용해달라” 하시모토 막말에 日 발칵

입력 | 2013-05-15 03:00:00

시민단체 “여성을 뭘로 보고…” 발끈, 정부 각료-자민당 간부도 일제 비난
美국방부 “바보같은 생각이다” 반발… 이시하라 “틀린 말 아냐” 망언 가세




지난해 11월 중의원 선거 유세에서 청중을 향해 연설하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그는 13일 전쟁 때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고 발언해 한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거센 비난을 받았다. 동아일보DB

‘전쟁 때 (군인들에게) 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위안부제도가 필요하다’ ‘주일 미군이 병사들의 욕구 해소를 위해 풍속업(매춘업)을 활용하면 좋겠다’ 등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 겸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의 13일 발언으로 일본이 발칵 뒤집혔다. 정부와 시민단체뿐 아니라 미국 측도 반발하고 나섰다. 하시모토 시장은 차기 총리감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은 14일 “당을 대표하는 사람의 발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여성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행정개혁상도 “위안부제도는 여성의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확실히 군인들에게 신경쓸 필요는 있지만 (위안부) 시설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정당의 대표로서 발언에 배려를 하지 않으면 국익을 해친다”라고 비판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여성의 인격, 인권을 경시하는 발언으로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이 한국 미국 등과의 외교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외교 루트를 통해 열심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헌법 개정을 위해 공공연히 하시모토 시장에게 협력을 요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와 집권 여당이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과거사 문제는 아베 정권의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에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가 다시 불거지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 시민단체도 발끈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서네트워크’의 방청자 공동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여성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있다. 이런 발언이 통용된다고 생각하는 그의 사고가 무섭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의 보도 담당자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방침과 가치관, 법률에 반한다. 매춘에 따른 욕구 해소는 고려한 바 없다. 바보 같은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하시모토 시장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인간, 특히 남자에게 성적 욕구 해소가 필요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말해 자신의 소신을 꺾지 않았다. 또 “대체로 미국은 교활하다. 미국은 일관되게 공창(公娼)제도를 부정한다”고 밝혔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도 “군에 매춘은 따르기 마련이며 이는 역사의 원리와 비슷한 것”이라며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하시모토는 기본적으로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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