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은 과거 수렵과 채집을 통해 살아가던 인류의 유용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농경이 대세가 된 지금도 세계 20억 명이 딱정벌레 애벌레 벌 개미 메뚜기 귀뚜라미 등 1900여 종의 곤충을 먹는다. 중국은 두부에 개미나 메뚜기를 넣어 먹고, 동남아에서는 베짜기개미 알을 진미로 친다. 보릿고개를 겪었던 한국의 중장년들이라면 메뚜기 번데기 등으로 허기를 달래던 ‘식용 곤충’의 추억을 갖고 있다.
▷최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미래의 식량 대안으로 곤충을 주목하고 있다. 2050년 90억 명으로 불어날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려면 고단백 저지방에 마그네슘 철 아연 같은 무기질이 풍부한 곤충만한 대안이 없다는 거다. 곡물과 육류 생산을 위한 농경지와 목초지는 자연을 훼손하지만 곤충은 그런 우려가 없어 일석이조다. 문제는 식용 곤충에 대한 혐오감을 극복하고 안전하고 친환경적 생산법을 개발하는 일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식용 곤충의 연구개발 투자에 나섰다. 마르셀 디커 바헤닝언대 교수는 “2020년경 슈퍼에서 벌레를 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용 논설위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