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20만장 판매 앞두고 간담회 “빅히트 예상 못해… 가수인생 전환점… 日 재진출 위해 일본어음반 준비중… 실력있는 인디뮤지션 적극 도울 것”
15일 밤 만난 가수 조용필은 “미래의 조용필, 저의 20집, 21집, 22집을 위해 달려가기에도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YPC프로덕션 제공
가수 조용필(63)이 19집 ‘헬로’의 20만 장 판매량 돌파를 앞두고 15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갈색 선글라스에 흰 셔츠, 회색 재킷 차림을 한 그는 “이만한 히트는 예상하지 못했다. 가수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가요 순위에서 1위를 하고, 인터넷에 너무 많은 글이 올라오니까 ‘내가 여기 빠져들면 나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겠나’ 해서 되도록이면 인터넷도 잘 안 봤습니다. 허허.”
그는 ‘헬로’를 히트작보다는 음악인들이 인정하는 앨범으로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털어놨다. “앨범 작업하면서 생활도 다 바꿨습니다. 한 달에 한 차례 하던 친구들과의 저녁식사도 하지 않았어요. 집, 사무실, 스튜디오. 세 군데 외에는 가본 적이 없습니다.”
조용필은 실력 있는 인디 뮤지션에 대한 지원책을 고민 중이다. 8월 자신이 출연하는 록 페스티벌 ‘슈퍼!소닉’에 ‘헬로 스테이지’를 만들고 인디밴드 20여 팀을 무대에 세우는 대신 자신은 ‘노 개런티’로 무대에 오른다. “1960, 70년대만 해도 미군기지 무대가 있었지만 지금 밴드들에겐 설 무대가 필요합니다.” 그는 3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20회 이상의 단독 콘서트를 연다.
케이팝 신드롬에 대해 “음악에 대한 집중이 필요하다”는 쓴소리도 했다. “음악도, 퍼포먼스도 놀랍죠. 제가 영향을 받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높은 음악적 가치도 퍼포먼스의 비중이 50%를 넘으면 깎일 수 있어요. 부단한 음악적 연구와 연습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조용필은 자신도 ‘미래의 조용필’로 계속 거듭나겠다고 했다. “이번엔 못했지만 다음엔 외국 팝 작곡가 여럿과 공동 작곡을 해보고 싶어요. 저는 ‘가왕’이란 수식어가 편치 않아요. 그냥 ‘조용필’이 더 좋습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