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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비리로 곤혹 축구協, 삼성전자보다 많은 ‘초임 4200만원’

입력 | 2013-05-16 03:00:00

체육회등 스포츠단체 통틀어 최고… 비인기단체 10년차 직원보다 높아
전문가 “정확한 경쟁력 평가 필요”




조중연 전임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재임 시절 기자들에게 “축구협회는 ‘신이 숨겨둔 직장’이다”고 한 적이 있다. 그동안 금융위원회 산하 예금보험공사 등 9개 공기업이 ‘신의 직장’이라고 불렸는데 조 회장은 축구협회는 신이 숨겨 둘 정도의 직장이라고 말했다.

본보가 각 스포츠 단체 관계자들에게 직접 문의해 봤다. 그 결과 축구협회 신입사원 연봉은 4200만 원 수준이었다. 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수당 등을 모두 합하면 신입사원 연봉이 4100만 원에서 4500만 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이는 스포츠계에선 최고 수준이며 세계적인 기업 삼성전자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신입사원 연봉은 성과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4100만 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01조1000억 원에 영업이익 29조500억 원을 낸 굴지의 기업이다. 축구협회는 1년 예산이 1000억 원 정도다.

스포츠 단체 중에선 한국 스포츠의 ‘젖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신입사원 첫해 연봉이 3100만 원이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900만 원이었다. 한국스포츠의 중추인 대한체육회는 2500만 원이었다. 당초 공단과 체육회는 이보다 200만∼300만 원 많았지만 경기 침체 속에 공기업들 연봉을 조정하라는 기획재정부의 권고에 따라 낮춘 것이다.

축구협회 산하 연맹의 신입사원 연봉은 대부분 3000만 원을 넘기지 못했다. 연맹 회장이 투자를 많이 하는 경우 2500만 원 정도 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2000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비인기 스포츠 단체의 경우 신입사원 연봉이 2000만 원이 안 되는 곳도 있다. 한 비인기 스포츠 단체 관계자는 “우리 연맹에서는 10년차 차장의 연봉이 4000만 원도 안 되는데 축구협회는 신입사원 연봉이 4000만 원이 넘는다니 말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최근 비리직원에게 위로금을 준 게 밝혀져 원성을 샀는가 하면 직원이 안마시술소 출입 및 전자오락기기 구입비용을 식비 및 세탁비로 허위 작성한 사례가 감사원 조사에서 밝혀져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딴 뒤 ‘박종우의 독도는 우리 땅 세리머니’ 논란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축구협회에 외교문서를 보낼 때는 어법이 틀린 영어를 써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한 스포츠 행정 전문가는 “조직의 임금 수준은 그만큼 경쟁력이 받쳐주는지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 개인 및 조직의 경쟁력에 대한 정확한 분석 및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협회의 한 인사는 “그동안 노조와 협의해 최고의 대우를 해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경쟁력 평가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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