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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동시선출]윤창중 청문회-경제민주화법 놓고 戰雲

입력 | 2013-05-16 03:00:00

■ 여야관계 强대强으로 가나




박근혜정부의 사실상 첫 여야 원내 지도부 조합이 완성되면서 주요 정국 현안에 대한 여야 ‘원내 궁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신임 원내대표는 15일 선출 직후 각각 ‘강한 집권여당’과 ‘선명한 야당’을 내세우면서 국정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야 새 원내 지도부가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주요 현안을 놓고 ‘강 대 강’ 충돌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여야 새 원내 사령탑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윤창중 성추행 의혹 사건이다. 민주당은 윤창중 사태 발생 직후 ‘윤창중 성추행 및 국격 추락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고, 최 원내대표도 철저한 조사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청문회 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미묘한 의견 차를 보이고 있다. 전 원내대표는 “(윤창중 사태는) 국격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정략적으로 이용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청와대가 이 문제를) 계속 축소, 은폐한다면 좀더 단계가 높은 조치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창중 청문회를 당장 정치 공세의 소재로는 이용하지 않겠지만 정부 차원의 조치가 미흡하면 언제든 이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최 원내대표는 이날 선출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은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므로 지켜봐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서 박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윤창중 청문회’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여야 일각에선 새 원내대표들의 데뷔 무대인 6월 임시국회 개회 조건과 맞물려 당분간 윤창중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각종 경제민주화 입법 추진 시기와 속도에 대해서도 미묘한 견해차가 감지되고 있다. 전 원내대표는 일단 전임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독점규제법, 가맹사업법 등을 6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김한길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당’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이는 부당 내부거래 시 대기업 총수의 책임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아직 여야 간 논의가 진행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을 제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반면 경제관료 출신으로 여권 내 대표적인 경제민주화법 속도조절론자인 최 원내대표는 최근 엔화 약세 위기 등 경기 상황을 감안해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이날도 “경제민주화 법안의 내용과 범위에 대해서는 여야 간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최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법은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하지만 사안의 경중이 있고 특히 경제 주체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양당에서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최, 전 원내대표가 동시에 원내를 이끌게 되면서 모처럼 여야 간 ‘정치’가 살아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없지 않다.

이승헌·이남희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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