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 장소는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여행 경비는 본인 부담, 대화는 비공개에 게스트 한 명을 대동할 수 있는 조건이다. 경매 수익금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기관인 인권정의센터에 몽땅 전달한다. 기업가의 시간을 경매하기 시작한 것은 워런 버핏이 원조다. ‘버핏과의 점심식사’ 행사는 2000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346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40억6000만 원)에 낙찰됐다.
▷미국에는 유명 인사와의 개별적 만남을 주선해 자선기금을 모으는 단체가 여럿 있다. 2005년 설립된 채리티버즈의 경우 세계 1000여 개 비영리기관을 돕고 있는데 온라인 경매로 6000만 달러를 모금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단체의 목표는 ‘잘 먹고 잘 살자’가 아니라 ‘선을 행하면서 잘 살자’이다. 이 단체 사이트에는 가수 셀린 디옹과 레이디 가가 등 스타를 직접 만나거나, 존 매켄로 같은 왕년의 테니스 스타와 함께 게임을 하거나, 유명 셰프가 차린 식탁에 초대받거나, 인기 드라마에 엑스트라로 얼굴을 비치는 등 꿈에 그리던 만남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올라 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