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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기업 건설사 前회장도 별장서 성접대 받아”

입력 | 2013-05-17 03:00:00

건설업자가 동원한 여성들 경찰 진술




건설업자 윤모 씨(52)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국내 대기업 계열 건설사 전 회장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여성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인사는 최근 연루설이 돌고 있는 P그룹 회장과는 별개의 인물이며, P그룹 회장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정황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복수의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성접대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 씨의 요구로 대기업 건설사 회장 A 씨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현재 회장직에서 물러나 다른 중견기업에 재직 중이다. 최근 성접대 동영상이 발견됐다는 소문에 휩싸인 P그룹 회장과는 다른 인물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P그룹 회장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진술이나 정황은 없으며 대기업 경영자가 등장하는 동영상도 발견된 게 없다”고 밝혔다. 유명 남성 연예인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소문도 사실 무근이라고 사정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A 씨가 회장 재직 당시 성접대 대가로 윤 씨에게 건설사업 관련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어서 알선수뢰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 성접대를 받았다고 해도 A 씨를 형사처벌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취재팀은 A 씨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윤 씨는 최근 두 차례의 경찰 소환조사에서 성접대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회피하며 “수사팀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최근 확보한 원본 동영상뿐 아니라 윤 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성접대 인사 명단 등 물증을 제시하며 윤 씨를 압박했다. 경찰은 윤 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특정 인사들의 이름이 명시된 메모지와 컴퓨터 문서 파일을 확보했다.

다음 주로 예정된 윤 씨에 대한 3차 소환조사에서는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들과 윤 씨의 대질신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광영·김성규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