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별세한 남덕우 전 총리. 동아일보 DB
1924년 경기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5년 국민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서강대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재무부 장관으로 발탁된 뒤 1974¤197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내며 한국의 고속성장을 이끌었다.
남 전 총리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박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정책을 주도한 '서강학파'의 시초이자 대부로 꼽힌다.
남 전 총리는 전두환 전 대통령 때인 1980¤1982년 제14대 국무총리를 지낸 뒤 1983년부터 1991년까지 18¤20대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재직했다. 이때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무역센터, 코엑스 전시장 등 무역인프라 구축을 진두지휘했다.
남 전 총리는 2009년 회고록 '경제 개발의 길목에서'에서 "돌이켜 보면 나는 성공한 정책가도 성공한 경제학자도 아니었다. 주위 환경과 타협하는 정부 관료에 불과했다. 다만 박정희 대통령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시장경제 이론의 틀 안에서 소화하려고 안간힘을 다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자신을 낮추기도 했다.
남 전 총리는 관가를 떠난 후에도 정치권에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유력 대권 주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의경제자문단 좌장직을 맡아 '근혜노믹스' 입안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최근까지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원로자문단 좌장, 산학협동재단·바른사회를위한시민회의 고문, 국민원로회의 위원 등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했다.
수년간 전립선암을 앓아온 남 전 총리는 최근 노환이 겹쳐 병세가 급속히 악화됐고 지난 6일 서울 강남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장례는 한덕수 무협 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을 맡아 사회장으로 진행된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혜숙 여사와 장남 남기선 ㈜EVAN 사장, 차남 남기명 동양증권 전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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