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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조선-해운 3대 취약 업종 은행권서 빌려간 돈 82조 넘어

입력 | 2013-05-20 03:00:00

대기업 여신의 4분의 1 차지… 침체 길어지면 한국경제 뇌관 우려




부실 가능성이 높은 건설, 조선, 해운 등 3대 취약업종에 은행들이 빌려준 자금 규모가 8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해당 업종의 대기업이 1차 충격을 받고, 이어 부실이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6개 시중은행과 2개 국책은행의 건설, 조선, 해운업 관련 대기업 여신규모는 82조2000억 원이었다. 시중은행 기준으로 전체 대기업 여신의 4분의 1 정도가 3대 취약업종에 몰려 있다.

한은이 취약업종 대기업의 자산 및 부채 현황을 분석했더니 1년 이내 부도가 발생할 가능성은 건설업 9.1%, 해운업 8.5%, 조선업 5.9%의 차례로 높았다. 실제 지난해 건설업체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0.1%로 급감한 데다 해운업은 이미 적자를 내고 있다. 조선업체도 대출금 가운데 연체된 금액의 비중이 12% 선을 넘어섰다.

부실이 늘면 은행은 충당금을 그만큼 많이 쌓아야 한다. 부도가 발생해 기업 정리나 회생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위험 대비용 비용이 늘어 정상기업에 돌아가야 할 돈이 줄어드는 자금경색도 나타날 수 있다.

이미 100대 건설사 가운데 23곳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다. 워크아웃을 추진하는 쌍용건설의 금융권 부채는 7000억 원에 이른다. 조선업체 중에서는 세계 4위인 STX조선, 8위인 성동조선해양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국내 3대 해운사에 속하는 STX팬오션은 산업은행이 인수를 검토하다가 장부가치가 매우 낮다는 잠정 결론을 내릴 정도로 부실이 심한 상태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