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퍼스널 컨시어지 서비스를 시작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어스파이어 라이프스타일’ 사무실에서 박소영 이사(서 있는 사람)가 직원과 함께 접수된 고객 요청을 확인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글로벌 컨시어지 서비스업체 ‘어스파이어 라이프스타일’의 컨설턴트 정보라 씨의 일과는 오후 6시에 시작된다. 이 업체가 진출한 19개국 센터와 연계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교대로 밤샘 근무를 한다.
정 씨는 최근 한 남성 고객의 ‘깜짝 이벤트’ 요청을 받고 여자친구의 사무실 위치와 즐겨 가는 커피전문점 정보를 확보했다. 다음 날 오전 7시 정 씨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받은 매니저 송세종 씨는 오전 9시경 광화문 인근 커피전문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고객의 여자친구 출근 시간에 맞춰 따뜻한 커피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4월 국내에 상륙한 어스파이어는 의료 및 보안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내셔널 SOS’가 만든 글로벌 컨시어지 브랜드다. 인터내셔널 SOS는 한국의 컨시어지 업체 ‘EMSM 컨시어지’와 미국, 영국 기반의 업체를 합병해 어스파이어라는 브랜드를 만든 뒤 첫 진출국으로 한국을 정했다. 주로 보험이나 카드 등 금융회사와 기업간거래(B2B) 계약을 맺고 이들의 VIP 고객들에게 등급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각 개인에게는 의미가 큰 요청부터 중요한 출장을 코앞에 두고 긴박하게 들어오는 항공 및 호텔 예약까지 다양한 업무를 처리한다.
박소영 어스파이어 이사는 “VIP 고객들은 경제적인 여유는 있지만 시간이 없어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이들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방문한 어스파이어 사무실에선 투명한 유리로 사방을 막아 외부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한 공간이 먼저 눈에 띄었다. 박 이사는 “고객들의 프라이버시가 공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고객들과 접촉하는 상담 요원들의 근무 공간을 따로 분리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 국내에 진출한 또 다른 컨시어지 서비스 업체 ‘퀸터센셜리’는 기업 회원뿐만 아니라 개인 회원도 관리하고 있다. 개인 회원의 경우 연회비 490만∼5000만 원인 회원 패키지 가운데 원하는 것을 골라 가입할 수 있다. 연회비가 490만 원인 데디케이티드 회원은 국내 서비스만 받을 수 있다. 연회비가 5000만 원인 엘리트 회원은 회사 측의 초대로만 가입할 수 있는데 이 회사가 진출한 59개국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퀸터센셜리 관계자는 “자녀를 위한 과외 선생님을 찾아 달라거나 가족을 위한 묏자리를 찾는 등 교육 문화 여행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의뢰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불황에도 컨시어지 서비스업체들은 성장하는 추세를 보인다. 박 이사는 “VIP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던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전문 업체들에 아웃소싱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컨시어지 서비스 ::
여행 교육 문화 쇼핑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맞춤형으로 고객의 요청을 처리해주는 서비스.
김현진·박선희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