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분부만 내리세요” 컨시어지 서비스 뜬다

입력 | 2013-05-20 03:00:00


4월부터 퍼스널 컨시어지 서비스를 시작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어스파이어 라이프스타일’ 사무실에서 박소영 이사(서 있는 사람)가 직원과 함께 접수된 고객 요청을 확인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장기 출장으로 홍콩에 머물고 있는데 여자친구에게 감동적인 선물을 하고 싶어요. 그녀가 근무하는 서울 광화문 사무실로 따뜻한 ‘캐러멜 마키아토’를 배달해 주세요.”

글로벌 컨시어지 서비스업체 ‘어스파이어 라이프스타일’의 컨설턴트 정보라 씨의 일과는 오후 6시에 시작된다. 이 업체가 진출한 19개국 센터와 연계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교대로 밤샘 근무를 한다.

정 씨는 최근 한 남성 고객의 ‘깜짝 이벤트’ 요청을 받고 여자친구의 사무실 위치와 즐겨 가는 커피전문점 정보를 확보했다. 다음 날 오전 7시 정 씨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받은 매니저 송세종 씨는 오전 9시경 광화문 인근 커피전문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고객의 여자친구 출근 시간에 맞춰 따뜻한 커피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컨시어지 서비스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비서 서비스다. 원래 컨시어지는 호텔 로비에서 투숙객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일종의 집사 역할을 하는 직원을 뜻한다.

4월 국내에 상륙한 어스파이어는 의료 및 보안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내셔널 SOS’가 만든 글로벌 컨시어지 브랜드다. 인터내셔널 SOS는 한국의 컨시어지 업체 ‘EMSM 컨시어지’와 미국, 영국 기반의 업체를 합병해 어스파이어라는 브랜드를 만든 뒤 첫 진출국으로 한국을 정했다. 주로 보험이나 카드 등 금융회사와 기업간거래(B2B) 계약을 맺고 이들의 VIP 고객들에게 등급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각 개인에게는 의미가 큰 요청부터 중요한 출장을 코앞에 두고 긴박하게 들어오는 항공 및 호텔 예약까지 다양한 업무를 처리한다.

박소영 어스파이어 이사는 “VIP 고객들은 경제적인 여유는 있지만 시간이 없어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이들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방문한 어스파이어 사무실에선 투명한 유리로 사방을 막아 외부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한 공간이 먼저 눈에 띄었다. 박 이사는 “고객들의 프라이버시가 공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고객들과 접촉하는 상담 요원들의 근무 공간을 따로 분리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 국내에 진출한 또 다른 컨시어지 서비스 업체 ‘퀸터센셜리’는 기업 회원뿐만 아니라 개인 회원도 관리하고 있다. 개인 회원의 경우 연회비 490만∼5000만 원인 회원 패키지 가운데 원하는 것을 골라 가입할 수 있다. 연회비가 490만 원인 데디케이티드 회원은 국내 서비스만 받을 수 있다. 연회비가 5000만 원인 엘리트 회원은 회사 측의 초대로만 가입할 수 있는데 이 회사가 진출한 59개국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퀸터센셜리 관계자는 “자녀를 위한 과외 선생님을 찾아 달라거나 가족을 위한 묏자리를 찾는 등 교육 문화 여행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의뢰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최고급 부품과 보석을 사용해 영국에서 만들고 대당 가격이 최대 1억 원 이상인 수제 휴대전화 브랜드 ‘버추’는 휴대전화를 구입한 고객에게 전담 직원을 통해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버추는 최근 국내 유통업체들과 입점 관련 상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황에도 컨시어지 서비스업체들은 성장하는 추세를 보인다. 박 이사는 “VIP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던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전문 업체들에 아웃소싱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컨시어지 서비스 ::

여행 교육 문화 쇼핑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맞춤형으로 고객의 요청을 처리해주는 서비스.

김현진·박선희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