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인문사회硏 ‘창조경제 토론회’서 부문별 실천전략 제시
농업에 관광산업을 결합한 경북 청도군의 감 따기 체험 프로그램.
청도군은 또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져 이후 경부선 구간으로 쓰였던 터널 1km를 ‘와인터널’로 조성했다. 여름엔 서늘하고 겨울엔 따뜻해 와인을 숙성시키기 좋고 화강암과 적벽돌로 만들어져 운치가 있어서 지난해 100만 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청도군 관계자는 “지역 주민 소득의 3분의 1이 감과 연관된 산업에서 나온다”며 “감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감을 가공하거나 관광 산업화를 시도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박진근)가 이달 15, 16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한 ‘제2차 창조경제 종합토론회: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부문별 실천 전략’에서는 청도군의 감 산업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다. 박진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산업기술문화 융합은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창조경제는 시장 질서를 새롭게 바꿔 우리의 경제, 사회 시스템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개개인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산업에 신기술을 융합한 3차원(3D) 프린터.
3차원(3D) 프린팅 기술도 전통산업을 융합한 좋은 사례다. 3D 데이터를 내려받아 출력하면 장식용 휴대전화 커버를 제작하거나 자신의 얼굴을 새긴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 이 기술은 액체와 분말, 고체 등 재료가 다양해 금형 산업을 대체하는 등 제조업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서동혁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융합은 새로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기보다 기존 영역 간 창조적 결합을 하는 게 핵심”이라며 “융합을 이용한 창조경제 패러다임에서는 특정 분야에 강점을 지닌 중소·중견기업이 큰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에너지·의료·공공 등에서 창조경제
융합을 통한 창조경제가 공공부문에서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공진중학교는 학교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폐쇄회로(CC)TV의 화면 8대를 1층 현관 복도에 설치했다. 수위실에 있던 CCTV 화면을 학생들이 활동하는 공간으로 끌어내 CCTV 화면을 학생들에게 공개한 것. 학교 구석구석이 학생들에게 노출되면서 학교 폭력에 대한 두려움은 이전보다 7.4%포인트 줄었다. 또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학생들은 이 CCTV에 나오려고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박경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범죄를 예방하는 분야에서 기존 기술을 활용하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해 범죄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 토론회 참여 기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토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일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행정연구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육아정책연구소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