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임원 아니더라도 분식회계 지시 땐 처벌(동아일보 4월 17일자 B1면)
:: 이게 궁금해요 ::
최근 모 저축은행의 분식회계 사태로 다시 한 번 회계의 불투명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주와 채권자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피해를 주는 분식회계가 만연하면서 본래의 회계 목적이 퇴색된 것 같습니다. 회계란 무엇이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분식회계를 근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뮤지컬 ‘엔론’에서 최고경영자 제프리 스킬링 역을 맡은 배우가 부채를 먹어 치우는 ‘분식회계’를 은유한 공룡들에게 둘 러싸여 있다. 2000년대 초 미국은 엔론 사태로 뉴욕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등 경기 침체를 경험해야 했다. 동아일보DB
회계학의 아버지는 이탈리아의 루카 파치올리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승이기도 했던 파치올리는 1494년 11월 베네치아에서 ‘산술·기하·비율 및 비례 총람’이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그는 이 책의 제1부 제9편 제11장 ‘상업적 계산과 기록’에서 지금의 회계 시스템과 비슷한 복식부기를 세계 최초로 소개했습니다. ‘베니스의 상인’이라는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베네치아는 상업이 발달한 곳이었습니다. 상인들은 이 복식부기를 통해 순이익과 순자산을 산출하는 등 자신의 사업 상황을 한눈에,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고 상업은 더 발전하게 됐습니다. 회계(복식부기)는 ‘자본주의의 산파(産婆)’라고 불리며 서구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보다 200년 이상이나 앞선 시기, 우리나라에 회계의 흔적이 있습니다. 12세기 고려 말엽부터 조선시대까지 개성상인들이 사용한 ‘송도부기’입니다. 송도사개치부법이라고 불리는 송도부기는 서양의 복식부기와 근본 원리가 같습니다. 조선 세종대왕 때 금속활자와 함께 해외로 유출되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실 서양의 복식부기는 파치올리가 완전히 새롭게 창안했다기보다는 당시 상인들의 복식부기법을 집성하고 체계화한 것임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 분식회계로 엄청난 비용 발생
본래 회계는 정직과 성실을 가장 중시하는 학문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 경영의 기틀을 잡는 데 사용됐습니다. 15세기 세종대왕 시절의 감합법(勘合法·서류의 좌우 대조 확인)과 중기(重記·복식부기의 기본 원리인 이중기입)는 각종 부정부패를 방지 또는 적발하는 제도로 국가 경제를 더욱 탄탄히 했습니다. 18세기 청교도 정신으로 건국된 미국의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등 지도자들도 모두 회계 지식에 밝았다고 합니다.
2000년대 초 미국은 엔론 사태로 뉴욕 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등 경기 침체를 경험해야 했습니다. 1990년대 말 우리나라도 대우그룹이 수십조 원 분식회계로 30조 원 이상의 국민 혈세를 낭비시키기도 했습니다. 화장만 잘한 기업은 결국 실체가 드러나게 마련이고, 도산하게 되면서 실업률이 증가하고 주주나 채권자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칩니다. 무엇보다 경제주체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심화시킵니다. 결국 투자 위축과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 회계의 투명성 제고 필요
기업의 성장은 국가의 경제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회계는 바로 그 기업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표준화된 기록입니다. 그래서 회계를 ‘기업의 언어’라고 합니다. 그런데 회계가 기업의 언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회계의 투명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불투명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추정(2010)’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회계 투명성이 핀란드 수준으로 개선된다면 2008년 기준으로 주식시장 규모가 252조 원 증가하고, 국가 전체 이자 비용은 76조 원이나 감소한다고 합니다.
조용수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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