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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책]헨리 페트로스키 ‘기술의 한계를 넘어’ (이은선 역·생각의 나무·2005년)

입력 | 2013-05-20 03:00:00

토목기술은 세상을 어떻게 바꿨나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모든 물건은 그 크기에 관계없이 공학자의 머리와 손길이 닿아 만들어지고 있다. 전자공학도들은 자그마한 마이크로 칩을 생산해 각종 전자기기를 소형화하고 있고, 기계공학도들은 에너지 절감 기술을 개발해 고효율 에너지를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토목공학 분야의 공학도들은 도로, 철도, 교량, 항만, 댐 등 크기 면에서는 최대로 꼽히는 시설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의 저자인 헨리 페트로스키는 미국 듀크대 토목공학과의 석좌교수이자 칼럼니스트다.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페트로스키 교수는 공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경쾌한 글로 설명해 내면서 이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 받는다.

사소하지만 항상 사용하고 있는 물건의 발명사를 소개한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연필 한 자루의 역사로 문명사를 그려 낸 ‘연필’, 책의 역사에 대한 최고의 헌사를 담고 있는 ‘서가에 꽂힌 책’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지구상에서 인간에 의해 창조되는 가장 거대한 구조물은 토목공학자들의 원대한 의지와 끈질긴 노력으로 탄생되고 있다. 페트로스키 교수는 이 책에서 영국 런던의 템스 강을 가로 지르는 타워브리지, 9·11테러로 사라졌지만 한때 세계 최대의 쌍둥이 건물이었던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중국 창장 강에 세워진 세계 최대 규모의 싼샤(三峽)댐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대형 구조물이 탄생되기까지 토목공학도들이 어떤 생각과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담아냈다. 또한 미래에 선보인 기발한 교량과 공학자들의 꿈 등을 소개하며 토목공학도들이 추구하는 미래의 방향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기술의 한계를 넘어’라고 번역된 이 책의 원 제목은 ‘Pushing The Limits’. 책에 실린 글 대부분은 미국의 유명 공학저널인 ‘아메리칸 사이언티스트’에 연재됐었다.

이 책은 몇 년 전 한국공학한림원에서 기획한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시리즈 중 하나로 발간됐다. 필자는 이 책을 토목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토목을 전공한 기성인들에게 필독서로 권해 왔다. 건설 공사에 대한 편견 탓에 토목공학이 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한번쯤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토목공학의 중요성과 새로운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 기술에는 한계가 없다.

심종성 대한토목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