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연예인 매니저 일부무죄 선고
연예인 매니저 A 씨는 지난해 9월 14일 오전 5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직장으로 출근하던 여성 B 씨를 발견하고 사무실까지 따라 들어가 자위행위를 시작했다. B 씨가 겁에 질려 소리를 질렀지만 A 씨는 사무실 문 앞에 서서 B 씨를 바라보며 하던 짓을 계속했다.
B 씨가 물건을 집어던지며 소리를 지르자 A 씨는 변태 짓을 30여 초 만에 중단하고 달아났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A 씨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했다. 수사와 재판의 쟁점은 A 씨가 피해자를 흉기로 위협하거나 몸에 손을 대지 않은 채 단지 바라보면서 한 자위행위를 강제추행으로 볼 수 있는지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유상재)는 “(피해자를) 쳐다보기만 했고 다가가 때리거나 협박하지 않았다”는 A 씨의 항변 등을 감안해 강제추행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 씨에게 위험한 물건이 없었고 자위행위를 강제로 보게 하거나 위협적인 말도 하지 않은 점, 피해자가 물건을 집어던지고 소리를 지르자 바로 도망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자위를 했거나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면 다른 법규를 적용해 처벌이 가능했겠지만 A 씨의 행위는 이와 달라 처벌을 피했다. A 씨의 자위행위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됐기 때문에 경범죄처벌법 등 다른 법 규정으로도 처벌받지 않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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