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출도, 서해안시대 개발도… ‘C’를 맞춰야 풀린다
KTX 오송역 일원의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3일 개막돼 26일까지 열리는 ‘오송 화장품 뷰티 세계박람회’ 행사장이 많은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북은 ‘2013 오송 화장품 뷰티 세계박람회’나 충북경제자유구역(CBFEZ) 개발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 방문 증가 또는 중국의 투자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충남은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가진 안면도 종합 개발로 서해안 시대를 주도할 계획이다.
2013년 1월 1일 대전에서 홍성군 홍북면 ‘내포 신도시’로 이전한 충남도청 청사. 4개 건물은 한성 웅진 사비 등 과거 3개 백제 도읍지와 현재의 도청을 상징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번 화장품 뷰티박람회에도 ‘차이나 팩터(중국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뜻)’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남길우 박람회 조직위원회 홍보팀장은 “박람회 기간에 국내외 관람객 100만 명가량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외국인 관람객 방문자로 예상되는 약 7만 명 가운데 50% 이상은 중국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 이우종 경제통상국장은 “올해 3월 이시종 지사가 직접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를 방문했다. 지사가 직접 방문해 마케팅을 한 곳은 중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해외 기업 47개사 중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기업이 12개사로 25%를 차지한다.
충북은 전국 시도 지자체 중 유일하게 매년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10월이면 3회째를 맞는다. 올해는 중국 유학생과 관광객, 한국의 동료 대학생 등 연인원 3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최병희 관광항공과 주무관은 말했다.
이병화 관광항공과 관광정책팀장은 “유학생 페스티벌 개최는 유학생 유치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유학생들의 인식을 개선해 친한(親韓)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도에 대한 중국 자본의 투자는 CBFEZ가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한 국제통상과 국제협력팀장은 “외자 유치를 위해 올해만 13차례 해외 투자유치설명회(IR)를 진행한다. 그중 2차례는 중국과 대만 등 중화 자본을 겨냥한 것으로 횟수를 떠나 중국 자본의 유치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올 1월 1일 대전에서 홍성군 홍북면의 ‘내포 신도시’로 청사를 옮겼다. 대전이 광역시로 승격된 데 따른 것. 유병덕 국제통상과장은 “서해 쪽으로 청사를 이동한 것은 충남도의 균형 발전과 서해안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가 서해안 시대를 맞아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안면도 개발이다. 승언리 중장리 신야리 일대 3.815km² 지역을 ‘고품격 자연친화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기업 연수촌과 위락시설 해수온천 중·저층 위주의 콘도 시설 등을 유치한다.
관광산업과 이남재 안면도개발담당 사무관은 “2020년경 안면도 개발이 일단락되면 국내에서 6번째로 큰 섬이던 안면도는 제2의 제주도가 돼 내국인뿐 아니라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꽤 많이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는 중국 지자체 중 동포(조선족)가 많이 살고 있는 지린(吉林) 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와 2002년 4월 우호협력 관계를 맺었다. 지금까지 780여 명의 ‘대규모’ 공무원이 충남을 다녀갔다. 장쑤(江蘇) 성 옌청(鹽城) 시에서 온 선단단(沈丹丹·29) 씨와 함께 옌볜 주 투먼(圖們) 시의 공무원인 멍리리(孟莉莉·34) 씨가 시도지사협의회가 진행하는 ‘K2H(Korea To Heart)’ 프로그램에 따라 4월부터 충남도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국제통상과 국정덕 사무관은 “1999년 개설된 상하이 사무소는 중소기업의 제품 상설 전시와 지사화 기능, 수출 기업 상담과 바이어 발굴 등 무역 전초기지, 그리고 중국에서 열리는 각종 박람회 정보 제공과 참가 지원 기능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 과학의 도시 대전 “중국과 과학연구 시너지”
‘첨단과학의 메카’ 대전의 특징은 자매도시인 장쑤 성 난징(南京) 등과 과학기술 공동 연구를 위한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는 것이다. 1998년 결성돼 대전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세계과학도시연합(WTA)에는 43개국 84개의 주요 도시와 과학기술 연구 단체 등이 가입했다. 중국의 9개 WTA 회원 도시 중에는 난징과 대전의 우호도시인 안후이(安徽) 성 허페이(合肥),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 산둥(山東) 성 지난(濟南)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전은 이들 도시와의 교류를 통해 민간기업이나 연구기관의 연구개발(R&D) 협력을 돕고 있다.
올 9월 25∼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0회 ‘WTA 대전 하이테크 페어’에는 중국의 3대 하이테크 페어인 ‘선전(深(수,천)) 하이테크 페어’의 주요 바이어 30여 명도 초청된다. 선전 시와는 지난해 5월 연구개발 기지 설립에 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해 앞으로 선전 기업의 대전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대전시 신성장사업과 박충현 주무관은 말했다. 나민식 국제교류투자과 주무관은 “대전과 중국 지자체 간 협력은 양국의 과학기술 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대전의 우수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돕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 충청의 구애 ▼
■ “세종시 가는 하늘길 청주공항이 빨라” “대산-당진항 통하면 물류비 크게 절약”
충북 청주공항과 충남 대산항은 지리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했다. 서해안 시대 중국과의 교류 증가에 대비하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해당 지자체는 강조한다.
청주공항 입출국자 중 중국인 이용객은 2011년 1만3992명에서 지난해 6만3045명으로 4.5배 이상 늘었다. 전체 외국인 이용객 중 중국인 비율은 35.9%에서 지난해 85.0%로 높아졌다. 이 같은 중국인 이용자 증가로 공항 이용객 중 외국인 비율은 26.0%에서 48.7%로 높아졌다. 승객 구성 비율만으로 보면 ‘국제공항’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연간 315만 명 이상 이용 가능한 공항시설이지만 이용률이 턱없이 낮고 중국 편중도가 너무 심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2일 충북도청에서 만난 최응기 관광항공과 공항지원팀장은 “청주공항을 인천공항 대신 수도권 공항으로 키우려는 구상이 한때 있었을 만큼 서울 등 수도권으로부터의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경기 남부에서 인천공항까지의 거리는 110km에 차로 100분(통행료 8000원)이 걸리지만 청주공항은 80km로 60분(통행료 4400원)이면 도달한다는 것.
최 팀장은 “세종특별자치시 발족과 정부 청사 이전으로 새로운 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내거는 슬로건이 ‘대한민국 신수도 관문 공항’이다. 최 팀장은 “정부 청사 이전으로 외국 정부 고위 관료의 방문이 잦아지면 청주공항 이용이 늘고 노선 개설도 다양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정부가 노선 다변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남 당진항의 화물처리량은 2008년 8490t에서 지난해 3만9634t으로 367% 늘었으나 대산항은 6만994t에서 7만120t으로 15% 증가에 그쳤다. 중부권 ‘허브 항구’라는 잠재성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충남도 최운현 경제통상실장은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화물차가 멀리 부산 광양으로 가고 있다. 대산이나 당진항을 활성화하면 물류비용과 도로의 부하도 줄이고 충남의 경제도 살리는 많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항만물류과 임용균 주무관은 “화물항으로만 쓰는 대산항에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여객 터미널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이에 맞춰 중국 랴오닝(遼寧) 성 잉커우(營口)와 항로 개설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대형 화물 외에 컨테이너 운반 기능도 확충돼 ‘다기능 부두’로 활성화돼야 한다고 최 실장은 강조했다.
청주·내포=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