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할머니 실신 등 3명 병원 후송, 한전 “건설 불가피”… 경찰 500명 투입
한국전력공사가 20일 직원들을 투입해 경남 밀양지역의 고압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다. 이에 대해 송전탑 설치에 반대하는 일부 지역주민들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며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 일부 지역의 공사가 다시 중단됐다. 양측의 대치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전은 이날 오전 6시 경남 밀양시 부북, 단장, 상동, 산외 등 4개 면에 들어설 송전탑 52기 공사를 위해 총 6곳의 현장에 작업인력을 투입했다.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과 한전 사이의 협상이 결렬돼 지난해 9월 공사가 중단된 뒤 8개월 만이다. 경찰은 한전과 주민들 간의 충돌에 대비해 7개 중대, 500여 명의 인력을 현장 주변에 배치했다.
공사 재개 소식이 전해지자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입구에는 주민 60여 명이 도로 양편 나무 사이를 밧줄로 연결해 한전 직원들의 진입을 막았다. 주민들은 송전탑으로 향하는 산길에도 경운기, 트랙터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었다. 몇몇 주민들은 “한전이 공사 강행을 위해 진입하면 목을 매겠다”며 농성장 주변 나무 4그루에 목줄을 설치하기도 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 직원 195명을 질서유지단으로 배치하는 등 주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공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밀양=강정훈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