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는 여성 스타가 많다. 1세대라 할 수 있는 칼리 피오리나 전 HP CEO는 2000년대 초 가장 주목받는 여성이었다. 대주주이자 창업자인 휼렛 가문과 대결을 벌여 컴팩을 인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비즈니스업계 ‘철의 여인’으로 불렸지만 회사를 회생시키지는 못하고 6년 만에 퇴진했다.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보다 더 많은 연봉(약 290억 원)을 받고 있고, HP의 멕 휘트먼 CEO는 이베이를 세계적인 인터넷 경매업체로 키운 경력을 갖고 있다. 100여 년 역사의 IBM도 재작년에 버지니아 로메티를 지휘자로 맞았다.
▷인터넷 포털의 대명사였던 야후는 최근 5년간 CEO가 5번이나 바뀌며 고전했다. 급기야 창업자인 제리 양도 지난해 회사를 떠났다. 창업자라도 경영을 못하면 회사에서 쫓겨나는 게 미국의 ‘주주 자본주의’다. 야후는 지난해 직원의 14%인 2000여 명을 해고하고 한국 시장도 접었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